▲ 김종원 과학기술부 수소에너지사업단 단장
자원의 한계성을 넘고, 청정에너지에 대한 요구를 충족하면서 최소 비용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루어내는 것이 자원고갈과 환경문제 두가지를 해결하는 길이다. 교토의정서 발효를 계기로 에너지 소비량 세계 10위의 국가로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감축은 국가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올해 들어 1월18일부터 20일까지 기후변화협약 대응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범부처 합동 워크숍을 제주도 라마다 플라자호텔에서 열었는데 500여 전문가들이 모여 함께 검토하고 논의했다. 이중 한 부분이 연료전지·수소에너지 분야인데 준비된 회의실이 비좁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연구개발 성과와 계획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고 토론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수소경제를 추구하는 국가들은 수소와 연료전지에 관련되는 분야의 표준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필자는 수소 제조 및 저장 분야의 세계적 동향을 확인하고 우리나라의 관련 연구 현황을 소개하기위해 캐나다 르네상스 밴쿠버 호텔에서 열린 수소제조 및 저장 포럼에 참석한 바 있었다. 여기서 다룬 주제는 수소인프라 (중앙집중식 또는 분산형), 부생가스 회수 (정유·기타 산업), 수소에 대한 표준화·코드화, 부생가스로서의 수소이용 프로젝트, 폐기물, 천연가스, 재생자원을 포함한 다양한 원료로부터 수소생산기술과 수소저장 복합재료 용기, 액체 수소저장, 차량탑재용 금속수소화물 저장 뿐만 아니라 MOF(금속-유기화합물 구조체) 등 수소저장용 신소재에 대한 기술도 소개됐다. 11월에도 독일의 수소연료전지 연구 수준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국가적인 연구개발 및 실증 프로그램과 함께 기업체들도 활발한 기술 개발 활동을 체감할 수 있었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수소연료전지 분야 투자는 연 620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21세기 들어 관련 사업단의 출범으로 연구개발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편인데 ‘우리나라 수소에너지분야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김봉진, 김종욱, 강경석 박사 등이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의 내용을 인용해 그 답을 유추해 보자. 국가 경쟁력 평가는 여러 가지의 상반된 기준 또는 요소들을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용한 논문은 수소에너지의 국가경쟁력 평가지표를 기술수준, 연구인력, 연구개발비, 인프라구축 등으로 분류하여 전문가 집단의 참여하에 계층적 분석과정(AHP)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 것인데, 미국, 일본, 독일, 중국, 캐나다 등에 이어 6위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특허나 논문, 논문발표, 연구 인력에서는 5위 이내로 기술 수준과 연구 인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하겠다. 하지만 4위 이후는 그 차이가 크지 않고 세계 1위인 미국과 비교해서는 경쟁력 평가 점수가 1/9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개발투자비를 늘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기술경쟁력 향상에 집중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사실 2007년도 에너지분야 연구예산이 3,387억원 수준임에 비하여 현재의 투자액보다 더 많은 예산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투입하기란 쉽지는 않다.

선택과 집중은 미래 시점에서의 가능성, 우리 기술 역량과 인적 자원을 포함한 자원량, 투자 대비 가치 수준 등 사실과 자료에 근거하여 결정되고 추진해야 함은 당연하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의 무한 경쟁시대에 현 시점에서 최고의 기술이 10년 후에도 살아남는 보장은 없다. 앞으로 최소한 10년을 더 기다려야할 미래 시장을 미리 탐색하고 시장의 요구에 무리 없이 적응하기 위해서는 응용 가능성이 높은 원천 기술의 개발과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3년 이후 수익이 예상되지 않는 한 투자하지 않으려는 것이 속성이기는 하지만 장기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충실하게 쌓은 기술력이 이 분야의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으로 반드시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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