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3)석유에너지산업의 안전 및 건전성 확보 방안
[연재] (3)석유에너지산업의 안전 및 건전성 확보 방안
  • 승인 2007.0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온스팀 파이프의 ‘짝퉁사건’
▲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미국에서 좀 오래 살다보면 생소한 단어들이 귀에 들어온다. 그중 어떤 단어는 아무리 들어도 감이 잡히질 않는다.

불과 한 달 쯤 전에 나는 짝퉁(제대로 이해한것인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설명을 듣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새로운 단어였다. 10년 쯤 전에 한국을 오랫만에 방문 했을 때 어떤 미국사람의 추천으로 이태원에 들려 와이프를 위해 코치라는 상표의 핸드백을 구입한 적이 있었다.

그때 종업원은 한사코 그 제품이 진품의 보세품이라며 상표만 없지 꼭 같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특별히 내가 한국 사람이니까 더 싸게 해준다며 슬그머니 코치 상표도 붙여주었다.

이런 방식의 상품 구매를 거의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멋 적게 돈을 지불했다. 알고 보니 그렇게 싸게 산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진품의 반가격정도이니 기분은 좋았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도 좀처럼 와이프의 선물을 사오지 않았던 내가 큰마음 먹고 핸드백을 사가지고 와서 당당하게 설명을 하며 선물을 주었다. 이것은 진품이나 다름없는데 싼 가격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와이프는 가짜를 핸드백을 사왔다고 핀잔만 주었던 기억이 있다. 경험을 돌이켜 보면 ‘가짜는 사지도 말고 팔지도 맙시다’는 선전문구가 새삼스럽다.

석유화학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적용되는 고온고압 파이프들은 플랜트의 전원공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으로 매우 중요한 설비이다. 가끔 이 파이프의 파손으로 인한 사고로 인명피해와 함께 커다란 재산손실을 가져오는 사례를 접하게 된다.

중국산 가짜 P91배관의 파손사고 발생
유통량 추정 어려워 제품구매 신중해야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HCM12A라는 12크롬강이 몇 차례 크맆에 의한 파손으로 코드의 허용 응력까지 바꾸는 대 변화를 가져왔다. 또 이미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에틸렌 플랜트에 고온 고압 스팀 파이프 시스템이나 리포머 라인이 1.25 크롬강으로 만들어진 파이핑 시스템 중에서 특히 브랜치 연결부위 피팅과 메인라인의 필렛 용접 부분에서 크맆, Reheat Cracking 혹은 Thermal Fatigue에 의한 파손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25년에서 35년이 경과된 1.25 크롬강 고온 고압 파이프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검사와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9 크롬강의 파손은 그 파손 규모와 특이성으로 인해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지난해 10월31일 중국 다통 발전소에서 직경 18인치인 9 크롬강(P91) 파이프가 가동중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아직도 사고에 대한 자세한 경위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토대로 추정해보면 이 사고는 파이프를 설치한지 불과 6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파이프의 파손 현상이 발생한 것을 보면 크맆에 의한 파손은 아니고 원자재의 재질 강도가 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짝퉁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파이프 외부에는 엄연히 미국에서 제작된 P91강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상 원 빌렛은 중국에서 제작됐고 또 다른 중국에 있는 회사가 파이프로 만들어서 열처리를 한 후 제 3회사에 팔았다. 그리고 난 후 그 제 3회사는 치수를 가공해 다른 공장에서 미국 수입품으로 제품을 둔갑시켜서 말하자면 파이프를 짝퉁으로 만들어서 팔았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같은 경위로 인해 중국 정부가 직접 이 사건에 개입되었고 정부에서도 중국에서 제작된 9 크롬강은 이러한 중요한 설비장치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이제 우리에게 닥친 문제는 과연 얼마나 많은 양의 중국산 재료들이 짝퉁으로 변해 제작공장에 팔렸느냐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이 P91주 공급은 3개회사가 맡고 있다. 하나가 미국의 Wyman-Gordon이고 이밖에 독일의 Vallourec & Mannesmann, 일본의 Sumitomo사가 그곳이다. 이같은 사고를 볼 때 당분간은 P91 재료구입은 위 3개사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며 특히 고온 고압용 파이핑 시스템은 해당사와 확인과정을 거쳐 원 재료의 출처를 정확히 판단하는 품질 검사를 철저히 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