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기봉 중앙대학교 교수
인천 LNG인수기지 지중식 저장탱크에서 발생한 소량의 가스누출에 대한 한국가스공사의 그동안의 안이한 대처에 대해 인천시를 비롯한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지역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한 인천시의 요구에 따라 가스공사에서는 누출이 발생한 14~17호 4개의 탱크를 전면 보수키로 결정했다.

이 문제를 직면해 다시금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원칙적 접근이 중요함을 인식하게 된다. 또한 안전에 대한 문제도 원칙적 대처시기를 놓쳐버리고 나면 기술적 지식에 근거한 합리적인 접근이 있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음을 인식하게 된다.

기술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본 글에서는 LNG 탱크의 누출에 대한 해결책을 서로 논의할 때 합리적인 사고를 갖도록 희망하면서 LNG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들의(이제는 거의 일반인들도 동의하는) 일반적인 견해를 중립적 입장에서 소개하려고 한다.

LNG는 천연가스를 운송하기 용이하도록 체적을 600배 줄이기 위해 영하 161℃의 조건에서 액화한 것을 말한다. 이 액화과정에서 황과 이산화탄소, 수은 등 불순물이 거의 제거되게 되므로 천연가스는 순수한 상태이며 독성 및 발암 물질이 전혀 없는 청정 연료이다.

LNG 운송선이나 육상기지에서 LNG가 누출되는 경우 가스가 공기보다 매우 가벼워서 빠른 시간 내에 공기 중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발화에 따른 위험성도 매우 낮다. 또한 누출된 가스가 발화하려면 점화원인 불꽃이 필요한 것 외에도 연료와 공기의 혼합 비율이 5~15%라는 좁은 연소범위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이 농도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공기 중에서 5% 이상의 농도를 갖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액체의 천연가스가 외부로 누출되더라도 발화나 폭발의 위험은 현실적으로 무시할 만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천연가스에 대한 장치 설계시에도 여러 곳에 적절한 감지 센서가 설치되므로 이러한 누출이 있다 해도 미리 감지되어 조치된다. 때문에 다른 대형 장치설비에 비해 사용 안전도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저장 탱크는 2중벽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액상 누출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에는 설치된 저온센서와 가스센서, 연기센서 및 화재센서 등이 이를 감지하고, 이 센서가 자동으로 차단되는 밸브 및 기계시스템과 연동됨으로 누출 부위를 고립시키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즉 2중, 3중의 안전조치가 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LNG 산업은 정유 산업이나 석유화학 산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안전관리 기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객관적인 지식을 근거한다면 송도 기지 누출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이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으며 앞으로 보수 등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2005년 9월 가스누출이 확인되고 감사원의 지적이 있은 이후 현재까지도 누출 부위를 확인 검사하지 못한 체 운영한 것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더라도 너무 안이한 대응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전면 보수를 결정하고 적극 대처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본다면 결국 순차적 보수를 해도 안전한 것을 감추고 미뤄 오다가 불필요하게 전면보수를 하는 불편을 겪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향후 보수를 추진하면서 고려할 것은 4기의 탱크에서 누출이 발생한 것은 설계상의 문제 등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한 사항임으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 공기업이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누출 부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미리 예단치 말고 용접부 외에도 바닥면 등 여타 부위까지도 정밀하게 진단해 저장탱크의 구조적 건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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