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영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장
2006년 12월, 그것도 중순을 넘어 모두들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에 휩싸여 있을때 노르웨이 발 ‘Platts’ 기사 한 토막이 경영연구소 동향분석 그룹의 네트워크에 걸렸다.

‘Statoil과 Hydro, 석유가스부문 전격 통합 발표’가 그것이다.

합병 발표와 함께 양사의 주가는 다음날 각각 8%, 20.6% 급등했다는 기사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에너지 기업들 간의 M&A는 2000년을 전후해서도 꾸준히 이루어져 왔고 대부분 성공을 거두었다. 이에따라 이번 합병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는 시장의 시그널인 것이다. 연장선상에서 포츈(Fortune)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70위의 Statoil, 222위의 Hydro 양사는 합병을 통해서 매출액 약 850억달러로 세계 30위(에너지 기업으로는 세계 8위)의 노르웨이 거대 에너지기업을 탄생시킬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쉐브론Chevron이 중국의 해양석유공사CNOOC를 제치고 우노칼Unocal을 합병한 사례와 달리 Statoil과 Hydro 합병은 동일 국적을 가진 세계적 기업간의 합병이라는 특징이 있다.

합병 발표와 함께 노르웨이의 진 스톨텐버그(Jean Stoltenberg) 수상은 다음과 같이 담화문을 발표하였다.

‘노르웨이는 글로벌 에너지회사를 창출하게 되었으며, 이로써 노르웨이의 석유 가스부문이 강력해질 것이다’

한편 합병될 회사의 주식은 Statoil이 67.3%, Hydro가 32.7%를 각각 소유하게 되지만 여전히 정부지분이 62.5%인 국영기업 형태를 유지한다.

합병 노르웨이 회사는 유럽대륙 가스수입시장에서 2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2007년 말 또는 2008년 초에 처음으로 LNG를 생산하게 되면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해양석유가스탐사부문 운영자 off shore operator가 될 것이다. 또한 노르웨이는 국가별로 보면 벨기에 시장의 50%, 독일과 체코에서도 각각 3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지구 반대편 노르웨이 석유가스 기업간의 M&A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시점에 즈음하여 필자는 느닷없이 Hydro의 LNG market 담당 Vice President로부터 e-mail 한통을 받았다.

알고 보니 그는 국제가스연맹IGU에서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Study Group의 같은 멤버였는데 한번도 회의에 나타나지 않아 발신자를 바로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는 그동안 국제가스연맹 산하 연구 그룹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지 못하였지만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니 조언을 부탁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 후, 그는 일행 3명과 함께 연구소를 찾았다. 그런데 이번 방한이 그에게는 생애 처음이라는 사실을 들었다. 글로벌 시대이지만 그동안 LNG를 두고 한국과 노르웨이가 공동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어 LNG Busineess때문에 한국을 방문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날은 비록 반나절의 짧은 미팅이었지만 양사는 상호 관심사항을 심도 있게 협의하였고 향후 양 국가가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상호 인식하게 되었다.

다가오는 5월9일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 주최로 노르웨이 왕세자가 공식 방한하는 때를 같이하여 ‘한-노 LNG 세미나’를 개최한다. LNG Business와 관련해서는 머나먼 나라로만 인식하고 있던 노르웨이가 우리에게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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