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문제는 세계 각국의 국가적 아젠다가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부존 에너지·자원이 없는 경우는 국가 운영의 존폐가 걸린 문제가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은 연간 670억달러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총 수출액을 3,000억달러로 볼 때 총 수출 금액의 23%를 에너지 수입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속맹자(續孟子)에 ‘교자채신(敎子採薪)’이라는 말이 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자식에게 땔나무 캐오는 법을 가르치라는 의미이지만 어원을 따져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어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루는 땔나무를 해 오라고 하면서 한마디 물어 보았다. “너는 여기서 백보 떨어진 곳에 가서 나무를 해오겠느냐, 아니면 힘이 들더라도 백리 떨어진 곳에 가서 해오겠느냐” 말할 것도 없이 자식은 백보 떨어진 곳에 가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가까운 곳에 가서 나무를 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 곳은 언제든지 나무를 해올 수 있다. 하지만 백리 떨어진 곳의 나무는 누구나 가져가도 되니 그곳의 땔감부터 가져와야 우리집 근처의 땔감이 남아 있지 않겠느냐” 이 말을 들은 아들은 아버지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먼 곳으로 땔나무를 하러 떠났다는 이야기가 바로 교자채신(敎子採薪)의 어원인 것이다. 즉 무슨 일이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근본적인 처방에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된 정부예산은 3,242억원으로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3억 달러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년도에는 4,095억원으로 4억달러를 약간 넘는 금액이다. 우리나라 총 에너지 수입액의 0.5%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 신재생에너지분야에 투자된다는 이야기다.

신재생에너지는 국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으로 에너지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장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확대해야하는 분야다.

그런데 투자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거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등의 단견만을 앞세운다면 영원히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수입에만 의존해야 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바로 에너지 분야의 교자채신(敎子採薪)인 것이다.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어렸을 때 훌륭한 스승을 찾아 상의산(象宜山)에 들어가 공부를 하던 중 공부에 실증을 느끼고 스승에게 말도 없이 산을 내려오고 말았다. 집을 향해 걷고 있던 이백이 냇가에 이르자 한 노파가 바위에 열심히 도끼를 갈고 있었다.

“할머니, 지금 뭘 하고 계세요” 이백의 질문에 노파는 “바늘을 만들려고 도끼를 갈고 있단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다시 이백이 “그렇게 큰 도끼를 간다고 바늘이 될까요”라고 물으니 노파는 “그럼, 되고말고.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이라고 답하고 열심히 도끼를 갈았다. 이백은 이에 크게 깨닫고 다시 산속으로 돌아가 학문에 힘쓴 결과 후세에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의미의 ‘마부위침(磨斧爲針)’이라는 말이 생겨난 유래이다.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해외 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정책은 교자채신(敎子採薪) 정신으로 마부위침(磨斧爲針)하는 자세로 기획하고 집행하며 관리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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