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교류의 장

석유·가스산업 안전분야 세계 석학 및 기술진 400여명이 최신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오는 10일 천년고도 경주를 찾는다. 세계장치산업안전학회(WCOGI 2007 : World Conference on Safety of Oil and Gas Industry)가 나흘간의 일정으로 경주 현대호텔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기술은 공유범위가 커질수록 더욱 진보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특히 안전분야와 관련된 기술은 더더욱 그렇다. 이같은 이유에서 여러 선진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분야별로 선진기술을 공유하는 학회들이 빈번히 개최되고 있다. 또 이러한 자리를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술적 도전을 창출하기도 하고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교류의 장을 갖기도 한다.

사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소규모의 학술대회나 학회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선진국과 같은 세계적인 규모의 학회가 이뤄지지 못해왔다. 때문에 한국가스안전공사가 미국 텍사스 A&M 대학 The Mary Kay O’ Connor Process Safety Center와 공동으로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WCOGI 2007의 성공적인 개최는 국내 장치분야 산업이 진일보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 개방형 기술혁신 시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자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기술과 인재, 시장 발굴을 목적으로 한 글로벌 기업의 R&D 세계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최신 기술과 지식을 이전받고 산업구조를 고도화 하려는 의도에서다.

한국 기업들도 세계적인 기업들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글로벌화 된 선진기술의 이전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두 주자가 감수해야 하는 높은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동시에 R&D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혁신 방법을 찾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세계는 기업 간의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 내부에서의 R&D 활동을 중시하는 ‘폐쇄형 기술혁신’에서 벗어나 ‘개방형 기술혁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가는 기업의 개방형 기술혁신은 크게 2가지 방향이다.

먼저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혁신의 원천을 다양화하는 한편 내부의 혁신을 가속하는 ‘안으로 열린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해 신제품을 만드는 인소싱(in-sourcing), 대학과의 포괄적인 협력관계 구축, 벤처기업 투자 등이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 또 다른 방향으로는 ‘밖으로 열린 기술혁신’으로 내부에서 개발된 기술을 의도적으로 외부로 공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술의 가치를 제고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회사 내에서 사장되는 기술을 외부에 공지함으로써 이를 필요로 하는 타 사에 라이센스 형태로 제공,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거나 유망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 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기술의 가치를 제고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또 기술적인 기술교류를 통해 부족한 기술을 보완함으로써 다시 자사에 적합한 기술로 재탄생 시킬 수도 있다.

결국 현대사회는 기술개발과 함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개방화가 기업의 생존에 있어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WCOGI와 같은 국제적인 학술 및 기술교류의 장은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장인 동시에 기술 마켓으로의 의미를 갖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15개 분야 243편 논문 발표
‘개방형 기술혁신’ 주도 기대

● WCOGI의 배경과 의미

올해 WCOGI 2007의 주제는 ‘규정을 넘어서 지속가능발전성을 지원하는 안전관리’다. 석유, 가스, 석유화학 등 장치산업들은 그 특성상 복잡한 설비와 다양한 물질들을 취급해 삶에 유용한 에너지와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그 설비의 안전성은 가장 기본적인 기초가 돼야 한다. 결국 석유, 가스 등 장치산업이 지속발전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공정의 수명주기를 넘어 안전한 산업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현실화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올해 첫 대회의 주제를 포괄적으로 선택한 것은 이같은 광범위한 논의를 끌어내기 위한 배경에서다. 세부적으로는 산업설비의 위험관리를 비롯해 안전문화, LNG와 LPG의 안전 및 사고에 대한 감지와 진단, 설비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각종 제어기술과 프로그램 등 15개 분야의 세부적인 주제를 선정했다. 이들은 모두 장치산업의 가장 민감한 관심사인 동시에 학계 및 연구계, 현장 실무진을 포함한 기업의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이다. 장치산업의 3가지 기본조건인 Economic Development, Energy security, 그리고 Environment를 포함한 의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 이번 제1회 WCOGI의 의도다.

▲ WCOGI 2007 논문접수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