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에너지 없이 생존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들이 에너지원이 되어서 체온을 유지하게 하고, 걷고 말하고 또, 운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에너지의 시각에서 보면, 인류의 역사는 에너지 획득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신석기 혁명은 인류가 안정적 에너지 공급원인 곡식을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역사적 가치가 있다. 이로부터 짐승이나 물고기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하던 인류가 쌀이나 보리 등을 생산하여 잉여 생산물을 축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잉여 생산물을 관리하기 위해 국가 체제가 발생하고, 한편 침략전쟁이 발생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요한 에너지원은 가축들이었다. 소나 말을 이용해서 인간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좀 더 손쉽게 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인류가 산업혁명으로 인해 획기적인 역사의 전환기를 맞는다. 산업혁명의 원동력은 석탄을 이용한 외연기관의 발견에 있다. 사람 또는 말이나 소가 할 수 없는 일을 이제 기계들이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기계를 움직이는 힘은 엔진에서 나오게 되었으며, 엔진이 필요로 했던 에너지원은 석탄이었다. 결국 석탄이 중요한 에너지원이 된 것이다. 이렇게 유럽대륙과 미국에서 에너지의 왕으로서 존재하던 석탄이 세계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석유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석유에 의한 내연기관은 석탄에 의한 외연기관에 비해 훨씬 강력한 힘과 속도 및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함대의 연료를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하는 결정을 했는데, 결국 독일의 군함을 압도한 영국군이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원인이 되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에게 승리를 안겨 준 것은 미국의 풍부한 자원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석유가 없이 전쟁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독일은 전쟁 후반에 러시아를 침공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유전지역을 중심으로 침공을 실시했으나, 자연환경과 지리적 문제로 인해 실패하고 만다. 일본 또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유전지역을 침공하는데 성공했지만, 미국의 막강한 해군력에 의해 본토로 석유를 수송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아인슈타인이 만들어낸 그 유명한 E=mc2라는 에너지 공식에 의해 개발된 원자폭탄 공격에 무릎을 꿇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에 석유를 공급해야 했던 미국은 내부적으로 석유의 배급이라는 처방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 대체에너지로 등장한 것이 천연가스이다. 천연가스는 석유의 부산물 또는 처분하기 힘든 귀찮은 존재 정도로 여겨졌고, 대기 중에 방산하거나 생산되자마자 태워져 버리는 운명을 가진 존재였다. 이런 천연가스가 군수물자의 생산을 위해 이루어진 철강 산업의 발전과 난방연료로 사용되던 석유의 부족이라는 시대적 상황에 의해 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 갈 무렵,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내륙에서만 개발이 가능하던 석유와 가스를 바다 속에서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결과가 영해의 개념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즉, 미국 트루먼 대통령이 대륙붕 선언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육지의 자연적 연결부분인 대륙붕은 그 육지의 소유국에 속하며 따라서 배타적 개발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에너지의 왕자로서 그 지위를 누리고 있는 석유가 도전을 받고 있다. 결국 환경 문제와 빈국과 부국·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자원 공유라는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새로운 인류의 화두가 등장하면서 대체에너지, 재생에너지가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연료로서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섬유, 의약품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석유의 중요성, 심해저 개발이 가능하게 하는 과학기술의 발달 및 영토분쟁으로 인해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자원의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눈에 보이는 시간 안에 석유가 대체에너지에 그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것이 주는 의미는 우리나라는 자원의 보전 또는 소비 긴축보다는 자원의 확보와 개발에(특히 자원 빈국으로서) 정책적 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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