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KS기준을 세계화하는 작업이 수년간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최근 보일러업계도 현 KS기준을 EN규격으로 부합화하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KS규격의 부합화는 한편으로 해외시장의 개방을 의미하지만 반대 급부로는 국내 제품이 세계무대로 진출하기 위한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다.

이미 수년전부터 각 보일러사는 개별적으로 CE 등 세계 규격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고 이를 통해 일정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보일러업계의 KS규격을 세계규격에 부합화하는 작업은 본격적인 세계 진출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도 없지 않다. 규격전환에 따른 이해관계가 각 제조사 마다 또 각 기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제품도 세계 규격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검사해야 하기 때문에 조문의 적용상황에 따라 주도권과 유불리가 다를 수밖에 없고, 기관간의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문제다. 궁극적으로 업계를 이끌어갈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문제이기에 그렇다. 이렇다 보니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부합화는 시작부터 방향에 대한 조율이 쉽지 않은 듯하다.

EN규격 부합화는 업계 당사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익과 관련된 국가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각자의 이해보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 걸음마를 뗀 보일러 규격전환 작업이 궁극적으로 국내 산업을 진일보시키는 전환점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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