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어떤 한 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당신의 사명(Mission)이 무엇이냐고 질문하고 이에 대해 과제를 주었다. 그리고 과제를 받아본 교수는 깜짝 놀랐다. 인생에 대한 미션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그 결과는 ‘돈 많이 버는 것’, ‘좋은 직장을 갖는 것’들이 사명이라고 답해왔기 때문이다. 이 결과를 보고 이제 대학교에서도 삶의 존재 목적(mission)을 정립하기 이전에 물질적 수단이 개인의 가치관을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기업이나 개인의 미션이란 ‘내가 왜 존재하는가’,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내가 존재하는가’이다. ‘돈 버는 것’이 존재 목적이라면 우리가 태어나서 살아가는 의미는 너무도 불쌍하다. 현 사회가 점점 물질주의로 흘러감에 따라 사회의 미덕인 섬김과 겸손에 대한 의미도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음을 느낀다. 극단적인 발단에서 오는 사회적 충격도 우리 존재 목적을 잃어버려서 나타난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를 해 본다. 우리 모두 시간을 갖고 ‘내가 왜 태어나서 여기에 존재할까?’, ‘나의 미션은 무엇일까?’ 한번 짚고 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호에서도 美 화학안전위원회(Chemical Safety Board) 대표인 C. Merritt 여사의 강연의 나머지 부분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지난주에 NASA의 콜럼비아 셔틀사고에 대한 교훈을 언급했다. 이 사건 후에 뉴욕 타임즈에서 NASA 직원들이 ‘안전문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욱 많은 사고로 우주비행사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전문화’란 단순히 교육이나 훈련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 기업경영은 안전이 기초
안전문화는 행동방식까지 바꿔

안전문화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행동방식까지도 바꾸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 이윤 추구,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 등의 경제적인 제약 조건을 감안해 확률이 낮은 사고를 미리 예측해서 Balance 있는 결정을 내리기는 경영자로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전문화’가 습관화되면 어떤 상황에서도 대형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지혜와 지침을 갖게 된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인도 보팔 사고를 생각해보자. 이 독성가스 누출사고로 3,000명이 숨지고 무려 20만명이란 어마 어마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이 사고의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무려 1만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건을 조사해보면 NASA 셔틀사고와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순위의 변경과 부족한 재정, 미진한 운전 및 보수, 경험 많은 운전자 부족, 비상대책계획의 부재 등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에서는 1984년 재해방지법이 발표되면서 점차 사고발생률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2006년 3월23일 텍사스시티 정유공장에 발생한 폭발사고로 또다시 15명이 죽고 170명이 부상했다. 결국 이 사로로 BP사는 1조원 이상의 재정손실을 안게 됐으며 명성에도 큰 손상을 입게 됐다. CSB의 조사결과를 보면 먼저 사고가 난 Tower와 Blow drum은 이미 담당 매니저가 설계상 위험하다고 판단했지만 교체되지 않았다. 또 Splitter Tower는 이미 수 차례 누수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조사나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그 외에도 지난 10년간 BP사에서는 프로젝트 공사, 안전확보, 보수 및 훈련에 관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최근 10년간 CSB에서 약 40건의 대향 사고를 조사했다. 이 결과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패턴은 △전문기술자의 부족 △위험성을 내포한 영역을 미리검지하지 못함 △적절한 엔지니어링과 설계 미흡 △보수 미흡 △정상·비정상 가동에 대한 운전 지침과 교육의 부재 △긴급한 상황에 대한 주민비상연락망의 부실 등이었다. 모두가 늘 듣고 있는 흔한 이유다. 그렇지만 안타까운 것은 매번 반복되고 있는 실수임에도 이같은 문제는 잘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기업에서 경영이익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공장가동에서 얻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다음의 표어는 우리에게 새로운 경각심을 준다고 생각한다. “비정상 가동에 주의를 기울여라”, “적절한 전문 인원을 항상 유지하라”,“어떤 상황도 가벼이 넘기지 마라”, “최악을 대비해 미리 계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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