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경 서울도시가스 에너지사업본부장
2007년 5월호 <에너지관리>에 기고된 I대학 P교수의 발표내용이 지금껏 우리가 통념상 알고 있던 인식과 차이가 있어 짚어보고자 한다. 즉 열병합발전시스템(CHP)을 이용한 집단에너지 공급시스템이 에너지이용효율이 높고 경제성이 있다는 주장들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내용인즉 일산, 부천, 안양에서와 같은 대규모 CHP와 HOB(Heat Only Boiler)를 이용해 해당 지역에 전기와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방법(A)의 에너지이용효율이 신인천과 서인천의 복합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와 개별난방을 이용한 열에너지 생산 방법(B)보다 낫지 않다는 것이다.

A의 경우 지난 3년의 에너지이용효율은 연평균 61~66%였고 전기생산효율은 35~37%였다. 그리고 B의 경우 에너지이용효율은 연평균 63~65%, 전기생산효율은 47~48%였다. 에너지이용효율 면에서 A와 B가 대동소이하지만 전기생산효율은 10~13% 차이가 난다.

전기는 다른 에너지 형태로 전환이 용이한 고급에너지로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많은 시설 투자가 필요하고 변환과정에서 가용에너지손실을 유발시킨다. 즉 A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를 생산해야 할 에너지를 열 생산에 쓰고 있는 셈이다. 경제성면에서도 A의 경우 열에너지의 소비자비용을 100이라 할 때 B의 경우는 93.7이라 한다.

지역난방이 정부로부터 받는 간접적 지원비용을 빼고서도 결론적으로 CHP와 HOB를 이용한 시스템이 복합화력과 개별난방을 이용한 시스템보다 경제성이나 에너지절감 측면에서 나을게 없다는 주장이다.

위 내용에 대한 근거는 다음 몇 가지 사항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CHP에서 생성된 전기와 열에너지의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서 기인할 것이다. 여름철에 냉방용 전기 수요는 많고 열수요가 적은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상 전력과 함께 생성된 많은 열이 손실열로서 주변에 방열되고 에너지이용효율을 저하시킨다. 또한 봄과 가을에도 전기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난방열수요는 간헐적으로 열에너지의 손실이 초래된다.

둘째 발전 사업은 장치산업으로서 많은 투자비와 시공시 여러 제약조건이 수반돼 수요에 따른 설비용량의 증설이 용이하지 않다. 처음 계획보다 열수요가 늘어날 경우 대개 HOB를 증설하게 되는데 HOB를 통한 열에너지를 공급할 경우 개별보일러에 의한 방법보다 에너지이용효율이 낮다. 실제로 생산자로부터 소비자까지의 열 수송에 의한 에너지 손실율이 약 10%를 상회하고 있다.

셋째 대개 겨울철에 발생하지만 매우 큰 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평시의 운전모드(열부하추종운전)에서 최대열부하운전을 하게 된다. 즉 전기를 생산해야 할 에너지를 단순히 열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또한 최소 열공급 능력에 미달되는 열수요일지라도 발전기를 가동시켜 경제운전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넷째 기술 발달과 더불어 최근에는 복합화력의 발전효율이 50%를 훨씬 상회해 보다 많은 양의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의 변환이 가능하다. 국회 자료에 의하면 중부는 경제성이 없는 운전을 함으로써 발생되는 비용을 보조해주고 있다. 정부는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발전회사에 연간 400~800억원을 보조해 준 것이다. 그 외에도 지역난방 공급에 의한 취사와 난방용 도시가스 배관의 중복투자와 도시가스배관의 사장화를 감안하면 지역난방확대 보급에 따른 사회적 손실비용은 더욱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유로 우리도 이제 다시 한번 지역난방의 확대 보급이 필요한지를 면밀히 검토해 우리 실정에 맞는 올바른 에너지 공급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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