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개인생활에서도 동일한 실수를 되풀이 했을 때 찾아오는 자책감을 쉽게 넘기기 힘들 때가 있다. 이런 일들은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발전의 계기로 만들어 가는가, 아니면 자기비하 또는 자책감으로 스스로를 퇴보시키는가는 자신의 결정과 부단한 자기훈련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된다.

이번호에서도 지난주에 이어서 30년간 FCC 유닛에서 발생한 사고를 통해 얻은 교훈들을 SK 황현식, 권영태 씨에게 부탁해 번역한 것을 연이어 소개하고자 한다.

설비·시스템·사람의 조화가 핵심
과거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첫째, Process Upset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다.

수차례 지적된 상황이지만 FCC Reactor Riser에서 Upset에 의한 저온이 감지됐으나 그 당시 운전원은 이러한 상황을 알고서도 운전중단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생산성 저하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 설비가동을 중단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더 큰 사고를 유발했다. 비슷한 경우에 Steam Drum Level의 경우도 Process Upset시 Level 확인을 적절히 하지 못해 추가적인 사고로 발전했다. 따라서 각 공정마다 Process Upset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는 Procedure의 설정과 이에 대한 훈련은 대형사고 예방에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둘째, 사고 발생시 근본원인 분석(Root Cause)의 중요성이다.

지난호에서도 언급했듯이 Compressor를 오인한 대형 사고가 몇 차례 보고됐다. 하지만 Compressor 문제의 경우에는 대형 사고로 발전할 확률이 큰만큼 사실에 근거한(Fact based) 철저한 원인분석이 필요하다. 근본원인 분석은 전문가의 가설이나 경험 보다 반드시 실제 자료를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 한 예로 Compressor Vibration의 원인을 잘못 파악함으로써 사고가 재발된 경우가 있었다. 때로는 진짜 Root Cause를 간과한 체 단순 보수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사고에 대한 각 기능을 망라한 전문가 집단과 Root Cause를 파악하거나 조치하는 것은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는 기본이라고 하겠다.

셋째, 모니터링 및 제어장치의 중요성이다.

위의 사고사례 대부분은 Monitoring 조기에 이뤄지고 적절히 Control 됐더라면 방지할 수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최신의 System을 갖추는 것이 더욱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모니터링과 제어 시스템 구축에 국제 규정을 적용하는 등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제어 시스템 투자에 인색한 공장들은 다시 한번 제고를 부탁한다.

넷째, 비정상 환경에 대한 인지이다.

우리는 때로 Process가 정상적일 것이라고 믿으며 설비가 최적의 상태일 것이라는 가정 하에 설비를 가동을 한다. 그러나 Flare Line의 막힘, Steam Generator에서의 Tube 막힘에 의한 과열, Check Valve의 고착 등 운전 및 설비의 비정상적 환경은 항상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미연에 인지할 수 있을지, 프로세스 안전 시스템 관리에 의한 ‘What if’나, 타사의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각자의 공장에 반영해야겠다.

다섯째, RBI(Risk Based Inspection)의 한계성 인식이다.

많은 회사에서 설비관리의 Optimum Point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정된 가용 Resources를 가지고 Optimum에 접근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RBI(Risk Based Inspection)일 것이다. 하지만 앞선 사례에서 보았듯이 Main Equipment에 집중된 RBI 방법도 결국은 Root Cause 파악이 미흡하거나 Upset Condition에 대한 미인지, Control System의 오작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설비와 System,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야 제대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제 우리는 지식의 한계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까지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어디선가 한번은 발생해 알려진 사고는 최소한 자신의 공장에서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기준과 기술을 습득하고 동일한 사고 사례들을 통해 얻은 교훈들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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