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자재값 급등으로 몸살인 곳이 많다. 전통적인 제조산업인 보일러는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보일러 제조에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자재인 동과 스테인레스는 지난 1년 전보다 무려 2배 이상 올랐다.

이렇다보니 원자재 수입가의 상승세가 우려수준을 넘어서면서 단기간의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증가를 제품원가에 반영하지 못해 보일러업계의 경영악화는 현실이 되고 있다. 오히려 제품 가격은 떨어지고 있어 심각성이 더해진다.

왜?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를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걸까?

이는 답이 나와 있는 것 같다. 보일러업계간의 대화부족으로 인한 치열한, 그것도 출혈경쟁 때문이다. 말 그대로 담합은 아니더라도 상식이 통하는 선에서 가격이 결정되지 못하는 현실이 보일러업계의 발전이 아니라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보일러업계에 ‘상식’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국내 시장에서는 그렇다 치고라도 해외시장에서도 국내 보일러사들간의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수주가격이 떨어지고 저가보일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은 바로 보일러업계의 현실을 단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보일러 수출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4분 실적은 400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최대실적을 갱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수출국도 다변화되고 있다. 지난해 1위로 오른 ‘러시아연방’이 또다시 중국을 크게 누르고 1위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표면으로 수출은 늘어나고 있으나 수주가격은 의문이 많이 드는 대목이다. 이미 러시아에서 국내 보일러사간 가격경쟁으로 당초 수주가격보다 떨어진 가격에 수주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가격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면서 해외에서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보일러업계를 보고 있으려니 분통마저 든다.

솔직히 더 이상 뭘 주문해야 할지도 막막한 심정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