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청균 홍익대학교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
압력용기를 비롯한 모든 가스용품의 강도 안전성은 메탈, 플라스틱 등과 같은 구조물이 담당하고, 밀봉 안전성은 폴리머 고무소재와 같은 시일제품을 사용해 해결한다. 강도 안전성을 제공하는 메탈 소재는 균질성이나 가공성이 우수하고 하중에 대한 안전성이 높지만, 밀봉 안전성을 제공하는 탄성 중합체 소재는 성형, 제조, 설계 기술에 따라 품질안전 및 내구수명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가스용품의 누출 안전성과 내구수명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패킹제품에 대한 품질안전 인증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가스용품의 안전성 및 내구성은 제조 메이커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출 및 내구 안전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O-링, 고무패킹, 가스켓 등과 같은 밀봉제품은 아직도 가스용품 검사과정에서 별도의 품질안전 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유니트 또는 시스템 단위의 고압가스 용품의 검사기준에서는 가스제품의 안전성과 내구성,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가스용품에 사용되는 시일제품의 대부분은 메탈과 메탈의 연결부나 마찰접촉 표면에 설치돼 시일소재의 탄성변형 거동작용에 의해 기밀작용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밀봉소재는 작은 압력에서도 변형이 잘되는 탄성 중합체를 사용해 다양한 형상으로 제조한 시일제품을 조립함으로써 가스누출을 완벽하게 차단한다.

O-링과 같은 시일제품은 탄성변위 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저온이나 상온을 불문하고 가스압력 변동에 따른 탄성변형 거동성은 대단히 우수하다. 그러나 가스압력에 대한 하중지지 용량은 낮기 때문에 소재에 반복적인 하중을 가하면 소재는 피로에 의한 내구성이 약화되어 오랫동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모든 고무소재는 내구수명이나 설계안전 임계하중을 넘어서면 탄성변형 거동성과 하중지지 용량이 서서히 약화되다가 어느 순간에 탄성 반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시일제품은 누설차단 기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압력용기를 비롯한 모든 가스용품은 시일제품의 기능성 저하로 오랫동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어 일정기간이 경과되면 안전성을 다시 검사하는 밀봉제품의 품질안전 인증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시일제품의 설계수명에서 명시한 내구성이라 해도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균질성과 내구성이 대단히 우수한 메탈로 제작한 가스용품에서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과 크게 다른 점이다. 현재 KGS에서 운영하는 가스용품 검사기준은 가스용품 전체에 대한 안전성을 중요하게 다루는 기준이지, 가스용품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밀봉제품의 품질안전을 별도로 체크하고 가스용품의 시스템에 대한 강도 및 기밀 안전성을 함께 검사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현재의 기밀시험 검사기준은 시일제품을 별도로 검사하는 제도가 아니므로 가스용품의 내구성 안전 검사체계를 제대로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가스안전의 핵심문제로 거론된 시일제품에 대한 안전성 및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에도 품질안전 내구연한 인증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시일제품의 품질안전 최저기준을 KS 공업규격에 맞추어 가스용품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장기수명을 기대한다는 것은 위험하고 낭비적 요소가 많다. 결국 가스용품을 KS 기준에 맞추어 생산한다면 가스안전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가스기술의 향상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장기수명의 제품생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KGS가 가스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내구연한 품질기준을 시급히 도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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