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국에 태극기를 꽂자”

총성 없는 전쟁,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강건너 불구경하는 처지가 못된다.

현재 97%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고유가 행진의 장기화로 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총 수입액 2,600억달러 중 에너지 부문이 수입액의 25%를 넘는다는 통계자료가 이를 입증한다.

우리나라의 1차 에너지원중 천연가스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3% 가량.

1999년 IMF 경제 이전까지 천연가스의 소비증가율이 세계 최대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천연가스는 이미 국내에서는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LNG 시장은 고유가와 중국, 미국 등의 LNG 수요급증 등으로 2005년을 기점으로 Buyer’s Market에서 수입국에 불리한 Seller’s Market으로 급격하게 변했다.

이에 따라 이미 자원개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세계 메이저사들, 일본의 종합상사, 중국과 인도 등의 국영기업, 러시아의 천연가스 단일 수출사로 지정된 가즈프롬 등과 국제무대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해외자원개발사업에서 막대한 자본과 정보는 필수적이다.

자원시장 ‘Seller’s Market’급변
대통령 중심 자원외교 적극 추진

실제로 천연가스전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은 각 가스전의 크기와 위치, 즉 육상, 해상, 심해, 천해 등 생산방법에 따라 큰 편차가 있다. 그러나 LNG사업이 가능한 5TCF(LNG 1억톤) 이상 규모의 가스전 탐사 및 개발에는 약 10~15억불이 소요되며 이를 액화하기 위한 LNG 플랜트 건설에 연 500만톤을 생산할 경우 약 30~40억불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발이익의 경우 개발비용, 판매가격, 자원국 정부와의 이익분배 등 사업에 따라 다양한 차이가 있지만 가스전 개발은 18% 내외, LNG사업은 약 15% 내외의 수익률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천연가스의 장기 안정적 공급과 함께 경제적인 도입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탐사, 개발, 생산, 판매 등 전 밸류체인에 대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에너지 자원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우리 정부는 대통령 직속 에너지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범국가적으로 자원 확보를 국가적 아젠다화하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해외순방에 나서는 등 자원외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천연가스산업의 대표주자인 한국가스공사도 에너지 안보를 공고히 하기 위해 민간사와 협력 등을 통해 해외진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세계 LNG시장에서의 브랜드 파워와 LNG 구매자로서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천연가스 도입 및 판매부문에서 단일회사로서는 세계최대이며, 가스 인프라 설계, 건설 및 운영, 가스전 탐사 개발 및 상업화 사업 공동투자 능력, 천연가스 이용설비 보급 및 연구개발(R&D) 능력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그러나 세계 유수의 석유·가스 메이저와 경쟁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다행히 가스공사는 최근 국제적 위상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 곳곳을 누비며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인지도를 앞세워 가스전 탐사 및 개발사업, LNG 액화기지 분 참여사업, 천연가스 인프라 구축 공동투자사업, 가스 인프라 설계, 시공 및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Training 및 시운전사업 등에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천연가스 부족물량 확보를 위해 말레이시아 MLNG, 호주 NWS, 오만 OLNG 등 중기계약을 통해 도입중인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추가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카타르 등 신규 프로젝트와도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가스공사는 이미 오만의 Oman LNG LLC(1997년 1.2%)와 카타르의 Ras Laffan LNG(2000년 3%)사에 지분을 참여하면서 462억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약 3,138억원의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의 미개발된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을 새로운 천연가스 공급선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한·러 정부간 가스분야 협력협정 체결로 러시아 국영가스회사인 가즈프롬과 천연가스 도입 일정 및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우즈벡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즈벡 국영석유가스공사(UZBEKNEFTEGAZ)와 공동으로 우준쿠이 광구 탐사와 아랄해 남쪽에 위치한 수르길(Surgil) 가스전 개발(확인매장량 8,400만톤)에 대해 올해중 공동조사 한후 개발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협의중이다.

또한 이미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지분을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 등에서 주도적으로 자원개발 및 액화기지 건설, 운영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의 경우에는 그동안의 탐사결과, 약 5조 입방피트(LNG 환산 약 1억톤)의 매장량을 인증받았으며 이 사업이 추진돼 연간 약 400만톤의 LNG를 국내로 도입하게 되면 연간 국내 천연가스 수요의 약 16%를 담당하게 된다.

동티모르와 서캄차카 탐사사업은 물론 파푸아뉴기니, 호주 등에서도 해외자원개발 상류부문 참여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석유정제 및 탐사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외국사로부터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광구의 개발 및 생산에 대한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 초기단계이고 매장량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사업 참여조건으로 상당히 높은 투자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사업경제성 확보를 위해 투자제안을 재요구해 놓고 있으며 가스매장량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고유가는 해외자원개발사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고유가 상황 이전에는 Buyer Market으로 Shell, bp, Total 등 석유가스 메이저회사에서 지분참여를 전제로 가스공사측에 도입계약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가스시장이 Seller 중심으로 변한 이후에는 가스공사의 참여제안에 대해 이전과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게 현실이다.

국내에 소요되는 천연가스의 98%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장기 안정적 물량확보가 국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주요 정책과제이다.

그동안 LNG 물량을 생산자와 장기계약을 통해 확보해 왔지만 고유가 지속 및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라 세계 각국의 자원 확보 경쟁은 불가피해 졌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가스전을 직접 탐사, 개발해 LNG를 도입하려는 한국가스공사의 횡보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향후 한국가스공사가 세계 곳곳의 에너지 생산국에 태극기를 꽂아 경제적, 안정적 천연가스 공급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플랜트, 조선, 건설 등 관련 산업 발전과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인수 기자 ischoi@enn.co.kr

● 가스전 탐사사업‘우리가 간다’

◆미얀마 A-1 및 A-3광구 탐사사업한국가스공사는 미얀마 북서부해상에 위치한 A-1광구에 10%의 지분참여를 위해 (주)대우인터내셔널과 2001년 11월30일 지분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지분구성은 (주)대우인터내셔널 60%(운영권자), 가스공사 10%, 인도 기업인 ONGC-Videsh 20%, GAIL 10%이다.

2003년말 최초로 탐사시추를 실시해 가스전을 발견했고 현재 전문인증기관이 인증한 예상 가채매장량은 약 3.3~5.6조 입방피트(LNG환산 6,900톤~1억1,800톤)이다. 최근에는 PNG와 LNG 등 가스전 개발방안을 놓고 미얀마 정부와 구매 대상자 등과 협의가 진행중이다.

또한 A-1광구 남쪽에 인접한 A-3광구에도 2005년 10월부터 참여해(A-1광구와 지분구조 동일) 2006년 1월 가스전을 발견, 현재 전문인증기관이 인증한 예상 가채매장량은 약 1.6~3.1조 입방피트(LNG환산 3,400톤~6,500톤)이다. 향후 A-3광구 내 유망구조의 평가가 끝나면 매장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Mya 가스전 및 유망구조에 대해 4공의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 미얀마 A-1, A-3광구 탐사사업은 한국업체가 주도적으로 탐사하는 사업으로 이미 A-1광구에서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년치의 매장량을 인증 받았으며 추가적인 매장량 확보를 위해 추가탐사작업 및 개발계획 추진을 병행할 예정이다.

◆서캄차카 탐사사업2004년 9월 노무현 대통령 방러 시, 한국석유공사와 러시아 국영석유기업 Rosneft가 러시아 서캄차카 탐사광구 공동개발을 합의하고 양해각서 체결해 사실상 국책사업 성격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가스공사는 석유공사 및 국내자원개발기업과 함께 2005년 4월 한국컨소시엄 구성을 완료했다. 전체 지분구성은 Rosneft가 60%, 한국컨소시엄이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가스공사는 한국컨소시엄의 10% 지분을 참여 중이다.

한국컨소시엄 및 Rosneft는 2006년까지 광구의 지구물리학적 조사를 위한 탄성파 물리탐사(2D) 약 13,200 L-km를 수행했고 올해에는 3차원(3D) 탄성파 탐사실시(3,500㎢), 해석, 시추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2008년까지 시추, 탄성파탐사 실시 및 해석작업을 통해 매장량 확인 등 탐사작업결과에 따라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 탐사 및 개발사업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3월 우즈베키스탄 국영석유가스기업(Uzbekneftegaz)과 수르길 가스전 개발 및 가스화학 단지 건설, 운영 공동추진을 위한 양해각서와 우준쿠이 탐사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협정서를 체결했다.

이어 올해 2월 산자부 김영주 장관과 우즈벡 대외 경제관계 투자무역부 Ganiyev E.M.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가스공사와 수르길 가스전 개발에 대한 의정서(Protocol)를 체결하고 양사간 공동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양사간 의정서(Protocol)에 따르면 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통령령 발효 이후 양사는 우즈벡에 50:50의 합작회사(JV)를 설립할 예정이다.

합작회사(JV)의 사업 범위는 우즈벡 아랄해 인근에 매장량이 확인된 수르길(Surgil) 가스전을 개발해 생산 가스(약 200만톤/연)와 화학 생산물(폴리에틸렌: 약 36만톤/연, 폴리필렌: 약 8만톤/연) 판매, 가스 화학플랜트 건설, 운영, 소유하는 구조로 추진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양사는 우즈벡 정부로부터 예비 타당성조사 결과 승인, 우즈벡 대통령령 발효로 사업 경제성 및 안정성을 확보한 이후 연내 합작기업을 설립해 본 타당성 조사 및 금융방안, 국내 협력사 선정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우즈벡의 투자환경 점검과 사업의 경제성 및 안정성을 단계적으로 확인한 이후 10월경에 이사회 승인을 통해 최종 투자결정 및 가스 화학플랜트 건설 사업을 착수, 2011년말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준쿠이 탐사사업에 대해서는 대상광구의 참여 지분 및 작업계획을 협의를 통해 탐사 광구권 계약(대 우즈벡 정부)을 추진할 예정이다.

동 사업을 통해 국내 한국기업과 공동 협력으로 에너지 자원개발과 플랜트 산업 동반진출은 물론 양국간 경제 협력이 예측되며 우즈벡의 주요 국책사업으로 추진됨에 따라 우즈벡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투자 안정성에 대한 보장이 기대된다.

◆동티모르·호주 공동개발구역 06-102광구 탐사사업상류부문 진출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한국가스공사는 동티모르·호주 공동개발구역 06-102광구 탐사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V : Special Purpose Vehicle)를 설립하고 계열회사로 편입했다. 계열사로 편입된 이 회사명은 ‘KG(TIMOR SEA 06-102’로 자본금은 961억원이다.

대상광구는 면적 4,215㎢로 지난해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3년간 개발하며, 가스공사 30%, LG상사 10%, 삼성물산 10%, Petronas Carigali 50%(운영사)의 지분으로 구성됐다.

이 지역의 예상 매장량은 천연가스 약 2~3Tcf (LNG 환산 4,000만톤~6,000만톤)이며 다량의 콘덴세이트(액상탄화수소) 매장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올해에는 3D 탄성파 탐사가 진행된다.

이 사업은 준메이저급인 Petronas와 상류부문 협력관계 구축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국제 입찰을 통한 중대규모(30%) 탐사사업 참여로 관련 기술 및 경험 축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동티모르 및 호주 자원개발사업의 참여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지분투자사업 ‘알짜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