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
상반기 동향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는 변동성이 매우 높았다.

연 초에는 주요 석유소비 중심지인 미국 및 유럽 등 북반구에 이상난동이 내습하면서 유가는 폭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 사상 최고 수준(두바이기준, 8월8일 72.16불)을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올해 1월 50불 이하로 급락했다. 5개월 만에 30%나 폭락한 것이다.

이러한 유가급락에 일부에서는 수년간 계속된 고유가 시대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낙관론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고유가를 가져온 석유시장의 구조적인 상승 요인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OPEC의 대폭 감산으로 1/4분기 세계 재고는 대폭 감소했고 시장 수급은 타이트해졌다.

연 초 국제유가의 폭락은 시장 펀더멘탈을 반영하지 못한 시장의 과잉반응(oversold)이었다고 볼 수 있다. 연 초 이상 난동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우려 및 투기자금의 부분적 이탈 등이 그 원인이었다.

그러나 1월 하순 이후 유가는 타이트한 시장 펀더멘탈을 반영하여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급격한 반등세를 보였다. 특히 2/4분기 들어서는 미국 가솔린 시장의 강세에 나이지리아 대선 후유증으로 인한 정정불안 및 공급 차질 심화가 겹치면서 유가는 초강세를 보였다.

2/4분기 유가는 1/4분기보다 평균 10불이나 급등했다. 특히 노후화한 미국 정유 시설의 빈번한 가동 중단과 보수는 시장불안의 핵심이었다. 미국은 지난 30년 동안 저유가 지속, 엄격한 환경 규제 및 NIMBY 현상 등으로 적정한 정제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 결과 미국 정제시설은 현재 병목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하절기 가솔린성수기에는 해마다 시장불안을 야기하는 핵심요인이 되고 있다. 5월말부터 시작되는 가솔린 성수기에 맞추어 가솔린 재고가 증대되어야 함에도 빈번한 가동중단에 따른 가동율 하락 및 가솔린 수요 증대로 12주 연속 가솔린 재고가 감소하면서 시장불안이 가중됐다.

이에 따라 미국 가솔린 가격은 2005년 카트리나 내습당시보다 가격이 급등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며 원유가격의 강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타이트한 수급상황에도 불구하고 OPEC 산유국들은 감산정책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에 결정한 두차례 감산 결정(170만B/D 감산)에 따라 대폭 감산(140만B/D)을 계속하고 있다.

▲ 최근 1년간 변화된 두바이유가 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