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균 에너지관리공단 온실가스감축실적등록소 소장
아제 올해 장마가 물러가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미 폭염경보가 발령되기도 한 만큼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울른지 모를 일이다. 벌써 연초에 올해는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한해가 될 것으로 알려졌고 냉방기 업계가 특수를 누렸다고 들은 바 있다. 게다가 유럽지역 일부에서는 혹서로 사망자가 수백명을 넘어섰고 앞으로도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영국에서는 기록적인 홍수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이런 뉴스들은 이미 우리가 기상이변이라고 알고 있는 현상들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니라 일상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미 우리도 지난 몇 년간 기상재해로 인하여 엄청난 규모의 피해를 입은 바 있고 아직도 복구를 마치지 못한 곳도 있다고 한다. 올해는 인류의 활동으로 나타나는 기후변화가 이와 같은 기상이변을 더 많이 가져올 것이며 앞으로 우리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들으며 시작되었고,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경제포럼에서는 향후 경제활동을 제약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기후변화가 지적된 바 있다.

지난 세기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0.74도 오른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1.5가 상승하여 전지구의 추세를 상회하였고, 1990년대에는 20년대와 비교하여 겨울철이 1개원 줄어들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식물의 주요 서식지 및 작물 재배지역이 이동하였고, 우리 연안의 주요 어종이 변화한지는 오래되었다. 이러한 현상에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기후변화를 위한 정부가 패널(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은 이러한 현상이 인류가 석유, 석탄이나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 포함된 탄소를 태워서 이산화탄소로 만들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산업에 기초하여 생활함으로써 일어나고 있음이 확실하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이에 근거하여 UN은 기후변화협약을 만들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여 살기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도 지구의 미래를 위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앞으로 얼마나 많이 줄일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줄일 것인지, 이러한 노력은 누가 이행해야 하며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누가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기후변화와 기후변화협약을 이야기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양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경제성장을 이루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1인당 소득 3만 달러 또는 4만 달러에 이르도록 경제성장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은 아직 우리에게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렇지만 앞으로 30년 후에 지금의 두 배를 넘는 소득을 얻기 위하여 지금의 두 배에 가까운 화석에너지를 공급하거나 소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의 성장궤도가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보다 향후 30년은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임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소득 2만 달러의 시대에 들어서고 경제규모는 세계 10권에 이르렀다. 기후변화에 관해서 책임은 인류가 모두 공유하지만 책임의 크기는 서로 다르다는 원칙에서 국제사회가 접근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작은 책임을 강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돌아보자. 작은 책임을 지면서 많은 소득과 큰 경제규모를 지속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후가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확실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세기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한반도가 얼마나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인지 정밀하게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책임도 다른 모든 나라와 공유하면 되는 것이며 그 가운데 우리의 책임은 여전히 작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러므로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조절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 고려하면 된다는 것인지 물어보자.

사상 가장 더울 것이라는 이번 여름에는 냉방기가 좀 더 수고해야 할 듯싶다. 그런데 냉방기의 수고스러움만 감수한다면 사상 최고 더운 여름이 되풀이되어도 되는 것인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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