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생등 관람객들이 가스사용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실내로 들어서 가스냄새가 몹시 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가스누설경보기가 요란스럽게 경보음을 울려대고, 비상등이 어지럽게 점멸한다.

안내방송은 가스배관 이음매에서 가스가 계속 새고 있음을 알려주고 잠시후에는 가스가 새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주부가 연소기에 불을 붙히는 순간 가스가 폭발하는 엄청난 장면을 직접 사고 현장에서 체험하게 되리라는 것을 예고해 준다.

불안해진 관람객들이 미쳐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이 고막을 찢을듯한 폭음과 함께 가스가 터진다.

불꽃과 폭풍이 방안을 휩쓸고 천정과 벽이 무너지고 기둥이 꺽어지는 것과 동시에 유리창과 가구들이 박살이 난다.

연기와 먼지가 가득한 실내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며 놀란 관람객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비명을 질러댄다.

실제 가스사고와 거의 똑같은 상황을 가상현실 속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옆방으로 안내되어 사고예방 요령과 점검 요령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는 관람객들은 아직도 잠시전 가상 사고현장에서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지만 그래도 가스사고가 얼마나 무서운 것이며 어떻게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인지 아울러 안전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게된데에 대한 안도의 빛이 역연하다.

이는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2002년 5월 완공할 예정으로 화재, 지진, 가스사고 등을 직접 시민들이 체험하고 안전교육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시민안전체험관을 만들 계획이라는 소식을 듣고 가스사고 체험관을 잠시 상상해 본 것이다.

서울시가 어린이대공원이나 보라매공원, 아니면 뚝섬 개발지역중 한군데를 골라 내년초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는 시민안전체험관은 총면적 1,600여평에 지상3층 지하1층 규모로 가스사고를 비롯해 지진과 홍수, 건물붕괴등 여러분야의 재해상황을 영상물이나 인공적인 환경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작정이라고 한다.

다소 늦은감도 없지는 않으나 어쨌든 각종 대형사고를 많이 겪은 서울시가 시민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재해예방을 위해 이와같은 계획을 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갑고 환영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예산과 생각만 있으면 못 만들게 없을만큼 영상기술, 전자기술 첨단장비와 소재 등이 모두 좋아 훌륭한 가상현실도 만들 수 있고 사고상황도 손색없이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왕지사 큰 맘먹고 시도하는 바에 분야별 전문기관들과의 협조를 통해 일목요연한 사고의 재현은 물론 각종 재해예방 요령이나 사고발생시 효과적인 대응요령 등을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활용해 알기쉽고 재미있게 시청각화 시켜 놓으면 어른들은 물론 청소년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안전교육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상시에 있어서나 평상시에 있어서나 경험은 우리들에게 있어 유일한 교사라고 했다.

비록 가상의 현실을 통해 체험하게 되는 사고가 되겠지만 시민안전체험관에서의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교육효과는 결코 적지 않을 것이며 시민생활안전에 기여하는 바 또한 클 것이다.

노루 본 놈이 그물 짊어진다고 사고사례가 안전교육 효과를 높이는 데에는 그 어떤 과목보다도 호응도가 높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체험교육장 마련에 착안한 서울시 계획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고 남다르다하겠다.

사기(史記)에 보면 ‘앞일을 잊지 않음은 뒷일의 스승이다’라고 했다.

다시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 지난날의 불행했던 사고들을 잊지않고 시민들의 산교육장을 만들고자 하는 서울시의 계획이야말로 여러기관, 여러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 하나를 덧붙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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