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봉 북경공업대학 교수
우리나라에서 내세울 것을 세 가지만 들라고 한다면 단연코 한글과 금속활자 그리고 온돌(溫突, 온돌의 순 우리말은 ‘구들’이고 영어로는 그냥 우리의 발음대로 ‘ONDOL’로 표기)이 있다. 한글과 금속활자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우수성은 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온돌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온돌은 너무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있어서일 것이다. 전국민이 100% 온돌 위에서 사는 민족은 우리 대한민국 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신비감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온돌은 흔하고 또한 오래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구들온돌과 온수온돌이나 전자온돌 등과 비교를 해 보면 그들 상호간의 시대적 단절을 들을 수 있다. 생활이 변하고 화석연료가 발달하면서 온돌은 꾸준히 변해 왔다. 사실 전통 온돌이라는 말은 찬찬히 생각해보면 그 자체 단어로 약간의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온돌은 스스로 우리 민족의 전통온돌이 아니라고 말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온돌이 과연 정부의 어느 부서가 담당해야하는 지를 살펴보면 아주 흥미롭다.

첫째로 우리 민족의 온돌은 기술이기 이전에 이미 문화이다. 그리고 경복궁의 온돌은 아주 좋은 관광상품이다. 그래서 이 일은 문화관광부에서 맡을 일이다.

둘째로 우리는 이 문화인 온돌을 김치나 한복처럼 산업화하는 일을 서둘러하는데 이는 산업자원부에서 다뤄야 할 문제이고 에너지 절약과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활용에도 관련이 깊다.

셋째로 온돌은 문화재로 이미 지정된 수 많은 사찰 등의 기본적인 설비이다. 따라서 온돌은 우리의 빛나는 전통의 역사 속의 문화유산이므로 온돌은 문화재청에서 그 보존과 발전을 책임져야 한다.

넷째로 온돌은 보건의학적인 측면이 있다. 우리민족의 온돌은 단순한 설비적인 난방이 아니다. 서양의 난방은 실내기온을 상승시켜 인체가 직접 방열체와 접촉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이것이 서구의 난방과 우리 온돌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며 이러한 접촉 난방이 커다란 경쟁력이 된다.

다섯째로 온돌기술자를 양성하고 온돌박물관을 만들어 교육하고 온돌을 널리 보급하는 일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맡아야하고 여섯째로 당연히 온돌은 건축물이고 건설 산업이기에 건설교통부에서 관련 법규를 만들어 소방과 피난 등에 적합하도록 지도감독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이 온돌은 단순히 한 부서에서 맡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부서에서 협력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거꾸로 모든 정부 부처가 온돌을 떠맡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시각을 달리 해야 한다. 김치와 한복은 이미 국제화와 산업화에 많은 진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처럼 온돌역시 국제화와 산업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온돌의 분류를 새롭게 해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바닥난방법은 시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온돌’ 혹은 ‘구들’이라고 불려야한다. 그리고 전기적 전열성능을 이용한 온돌은 ‘전기온돌’로, 박판형 발열필름 등 얇은 발열판을 이용한 온돌은 ‘전자온돌’ 등으로 불러 구별함이 옳은 방법이다.

이제는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온돌을 우리가 계승 발전시켜야할 민족문화로 보는 시각이 필요한 때이다. 우리가 어물어물 우리 고유의 온돌문화를 널리 알리지 못하고 있는 사이,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자기들 중심으로 이미 바닥난방설비의 독자적인 ISO기준을 우리 대한민국을 배제한 체 독자적으로 만들고 있다. 서양에서 지금 한창 연구하는 생태환경을 고려한 바닥난방의 근원이 우리민족의 온돌임을 정확히 알리고 더 늦기 전에 온돌의 현대화와 산업화를 서둘러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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