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석유업계 재편의 큰 테두리는 거의 굳어져가는 것 같아 보인다. 지난해 4월2일에 니혼세기유(日本石油)와 미쓰비시가 합병해 닛세기미쓰비시가 탄생했는데, 그 닛세기미쓰비시가 이번에는 고스모석유와 판매부문을 제외한 전면 제휴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촉발되었음인지 쇼와쉘석유와 재팬에너지도 물류분야에 한정하고 있던 제휴에 대해 정제분야에서도 검토할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편 국제적 석유메이저인 엑슨, 모빌이 세계 규모의 재편 흐름에서 합병하고 일본 국내의 양 계열회사(엑슨 석유와 모빌 석유)의 통합도 시간문제가 되고 있다. 또 정위치를 잡고 있지 아니한 이데미쓰고오산(出光興産)과 더불어 무대는 민족계연합과 외자계연합을 축으로 한 ‘대경쟁시대’에 돌입했다고 보아진다. 새롭게 개막하려는 일본 석유업계를 관망해 본다.


외자계에의 대항세력 조성


규제완화시대에 돌입한 일본시장에 있어서 재편시작을 예감케 한 것은 외자계기업의 동향일 것이다. 메이저의 세계적인 기업재구축의 흐름에서 구 니혼세기유(日本石油)의 오랜 파트너이던 칼텍스가 구 니혼세기유의 주식을 매각하는 형태로 나왔다.

일본 철수로 얻어진 자금을 보다 효율이 좋은 동남아시아에 재투자를 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보아진다.

구미 석유회사의 움직임은 스피드도 있고 다이내믹하다. 이제 곧 미국계 메이저인 엑슨과 모빌의 합병에 의해 일본 국내에서도 올해 엑슨석유와 모빌석유가 합병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제너럴석유나 도오낸(東燃)계의 기구나스석유를 넣은 엑슨·모빌 그룹의 휘발유 판매율은 약 23%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엑슨·모빌이 무서운 것은 그 발군의 코스트 경쟁력이 강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또한 휘발유 판매율이 우수하다는 데도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민족계 원매(元賣)가 단독으로 살아남는데 불안감을 가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엑슨·모빌 그룹의 합동에 대항할 수 있을만한 집단을 형성하지 않으면 안될 것인데 이것이 남겨진 민족계를 중심으로 한 원매의 솔직한 사고일 것이다. 닛세기미쓰비시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구 닛세기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칼텍스의 일본 철수로 순민족계가 됐으나 재무 체질이 강하고 특약점에도 안정적인 동사라 하더라도 외자계 그룹의 동향에는 안온한 자세만으로는 안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구 닛세기는 판매율 확대의 기회를 은밀히 노리고 있었다.

규제완화에 의해 원매 재편이 일어나면 10% 이하의 판매율만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려운 시대에 재빠르게 쇼와쉘석유와의 정제통합을 검토한 구 미쓰비시석유가 돌연 쇼와쉘과의 제휴를 백지로 되돌리고 말았다.

그 이유는 여하간에 그 때문에 예기치 않게 나타난 산세기(三石)와의 합병제안은 외자계에의 대항세력을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바라지도 않았던 일로써 일거에 합병을 향해 돌진하게 됐던 것으로 보아진다.

닛세기미쓰비시의 탄생은 민족계의 으뜸이라는 인상을 풍기고 있는데 그것을 더욱 강화시킨 것이 고스모석유와의 업무제휴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판매분야를 제외한 사업·정제·물류·윤활유 분야를 대상으로 3년간에 1백50억엔의 비용 삭감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으나 기자회견에서는 오가베(岡部)제유소에서 서쪽에는 고오아(興亞)석유 야마구찌 제유소까지 12개소, 일일 1백99만3천배럴, 그 쉐어는 37.2%에 이르고 있다. 덧붙여서 동 그룹의 휘발유 판매 쉐어는 35.4%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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