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범석 한국석유공사 개발운영본부장
모CF의 ‘우리도 산유국이다’라는 문구를 볼 때마다 석유개발을 하는 사람으로서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산유국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오랜 세월동안 ‘기름 한 방울나지 않는’이라는 수식어가 체계화됐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 울산 앞바다에 있는 동해-1 가스전은 20여년 간의 노력 끝에 4년 전에 성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가스전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95번째로 산유국 대열에 진입했다.

기름위에 땅이 떠있다는 중동지역이 아닌 이상 이러한 성공은 모든 석유인들에게 벅찬 감동이었다. 하지만 생산량은 극히 적어 하루 1,000배럴 정도의 초경질원유와 천연가스 5,000만 입방피트(LNG 1,000톤)가 현재 생산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한 많은 국내기업들은 석유개발 기술력을 십분 활용, 해외유전개발을 통한 석유확보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그간 베트남 15-1, 11-2 광구를 개발, 생산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 석유개발기술을 전세계에 각인시켰으며 현재는 15개 국가에서 30개 사업을 진행시킬 만큼 석유공사의 석유개발 사업은 전세계의 땅과 바다를 누비고 있다.

이러한 석유개발은 201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걸맞는 자주적 석유공급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이 집중될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2015년까지 영업이익 20억달러, 매출액 50억달러를 달성하고 보유 석유매장량 20억배럴, 세계 50위권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도약한다는 ‘Challenge 20-50’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우리나라의 안정적 원유확보를 위한 장기플랜을 실천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석유개발 잠재력이 높은 6대 거점지역인 서아프리카 지역, 예멘 등 중동 지역, 카스피해 지역, 동북아시아 지역, 동남아시아 지역, 미주 지역 등을 해외진출의 핵으로 삼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외석유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과 투자확대는 비단 석유공사 뿐만이 아니다. SK에너지는 14개국에서 우리나라가 8개월 동안 쓸 수 있는 석유와 가스 5억배럴을 확보했고 GS칼텍스도 동남아시아에서 양질의 원유와 가스를 계속 발견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석유개발에서 벗어나 정부와 석유공사, 민간회사가 공동으로 연계한 에너지산업해외진출협의회를 구성, 산유국이 필요로 하는 사회 인프라를 건설하면서 동시에 석유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이종산업간 멀티-딜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시도는 최근 나이지리아 대형 심해광구 확보 및 캐나다 오일샌드 공동진출 등의 성과를 도출해 내기도 했다.

이러한 다각도의 석유개발 노력덕분에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에서 벗어나 후천적 자원부국으로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석유개발이 빨대로 쥬스마시듯 그렇게 석유를 뽑아올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쥬스가 어디에, 어떤 상태로, 어떻게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간혹 못된 쥬스는 엄청난 압력까지 갖고 있어 대형참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맛있는 쥬스를 편리하게 찾아내는 것이 바로 석유개발이다.

10년 전에도, 현재에도 전세계 석유가채연수를 여전히 40년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석유개발인 것이다.

앞으로도 석유개발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상상조차 못한 곳에서 석유를 꺼내올 날이 올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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