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재단(이사장 정준석)이 최근 세계 각국의 산업기술관련 혁신정책을 분석한 '산업기술 정책동향지'를 발간했다.

'산업기술 정책동향지'는 일본,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산업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혁신정책을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필진을 통해 분석했다.

이를 위해 산업 및 경제 일반, 각 산업별로 나눈 1,600여개의 해외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한편 이중에 가장 시사점 있고 정책수립에 도움이 될 만한 100개 자료를 선별해 책자에 반영했다.

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은 “신기술 발달이 가속화되고 기술간 융합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파괴적 혁신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기술선도자로서의 역할을 할 때이며 해외 산업기술 혁신정책 등에 대한 발빠른 분석과 소개를 통해 국내 산업기술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는 이슈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투데이에너지는 한국산업기술재단과의 협의를 거쳐 ‘산업기술정책 동향지’에 실린 에너지분야 산업별 동향분석을 엄선, 게재한다. /편집자 주

●서론

2006년 세계 화학산업은 유럽, 중동,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자국 내 시장 증가 및 중국으로부터의 큰 폭의 수요 증가로 분기별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전체적으로 좋은 국면을 유지해 왔다. 특히 3/4분기부터는 수요 증가와 공급의 제약으로 에틸렌 및 에틸렌 유도체 분야의 공급, 수요 밸런스 여유 분이 매우 적은 상황을 맞이했다.

스페셜티 화학제품 분야에서는 천연가스 및 원유 가격이 높은 것을 이용해 고 생산비용의 상쇄 이상으로 판매가를 높이는 회사도 나타나고 있다. 범용제품분야에서는 2006년 4/4분기에 공급초과와 수요 감소를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재 최고점의 이익을 내는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보이며 2007년도에는 가격과 이익이 정체 내지 약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산업의 주 원료인 천연가스와 원유의 가격은 최고점 대비 약간 낮아 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기 때문에 수요 감소와 동반해 범용제품의 마진율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은 EU의 화학물질관리제도(REACH)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한미 FTA가 확정되는 시점으로 환경 규제, 원천기술 확보, 화학기업간의의 대형 M&A 등 국외의 변화에 대한 정보 수집과 국내 관련 기업들이 철저한 대비가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2007 전망

Fitch Ratings사에 의하면 2007년도는 범지구촌의 주요 사항인 에너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시장 및 경제 조건은 여전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6년 3/4분기에 원유가가 급격히 하락해 화학회사들은 이익률을 높였으나 구매자들이 가격 하락을 예상해 구매를 줄이고 있다.

2007년도에는 공급자들에게는 가격 및 이익의 하락이 예상되지만 적정 이익은 확보가 가능하며 그 정도는 경제 성장률과 원재료 가격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2007년에는 천연가스와 원유 가격이 여전히 높으나 매우 큰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며 신흥시장의 생산능력 증가와 같은 외부요인에 세계 화학산업은 큰 도전을 받으며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큰 영향을 화학산업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필요
추월형 구조로 전환해야

●부문별 전망

올레핀 및 폴리올레핀

Fitch Ratings사는 2006년 하반기 원유가의 하락으로 올레핀 및 폴리올레핀의 수요가 확대돼 2007년 전반기에는 공장 가동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Dow, Equistar, NOVA 등의 화학회사는 원료가격 하락이 판매가격 하락보다 커 꾸준히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석유화학회사들은 2007년에 원료가격 측면에서는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화학산업 전망을 볼 때 올레핀 및 폴리올레핀의 생산능력 확대는 크지 않고 가동률은 80% 후반에서 90% 전반 사이에 유지되며 수요 증가는 2006년과 비교해서 낮을 것이나 에너지 가격 문제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화합물 중간체

원유 가격이 고점 대비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본 원료 가격이 높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화합물 중간체 생산자들은 당분간 가격을 높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합물 중간체의 수요가 꾸준하다면 구매자들은 제품의 수급 여부에 관심을 더 가질 것이다. 이 분야의 마진은 원재료 가격의 변화에 따라 분기별로 심하게 변할 것이나 2007년 말에는 마진 폭이 유지 내지 커질 것이며 마진 폭 증가 정도는 수요 확대 정도에 달려 있다.

PVC

2007년은 PVC분야에서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생산 설비가 가동하기 직전으로 마지막 호황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내 경기가 활발해 수요가 증가한다면 PVC 수급은 2, 3 분기를 통해 빠듯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공급은 Shintech 사의 새로운 설비가 가동되기 시작하는 2007년 말 또는 2008년 전반기 까지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 신규 설비가 가동되기 시작하면 공장 가동률은 90% 이하로 감소하고 생산자들은 시장 지배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페셜티 케미칼

2007년 스페셜티 케미칼 제조사들은 원료가격의 하락으로 마진율이 확대되고 2006년에 겪었던 고 원료가, 고 에너지 비용, 고 물류비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가격을 계속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페셜티 케미칼 제품 생산자들은 범용 제품 생산자들이 해왔던 공급 부족에 기초한 가격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워 가격 정책의 유연성이 부족한 상태이다. 이 분야의 생산자들은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을 높일 여력이 있으나 그 정도는 생산 비용 증가의 상쇄 정도에 그칠 것이다. 스페셜티 케미칼 제품은 자동차, 주택 등의 내구성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상황 하에서 이들 두 분야 모두가 경기의 큰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어 스페셜티 케미칼 분야의 문제점이 되고 있다.

이 분야의 대표적 기업인 Rohm and Haas, Dupont, Lubrizol사 등은 가격을 높임으로서 마진율을 확대해 왔으나 수요량 증가는 제품과 최종 시장에 따라 계속 불규칙하게 변화할 것이다.

다음 표는 Fitch Ratings사가 제시한 화학회사들의 신용등급 및 전망치이다.

정책적 시사점

원료를 원유 및 천연가스에 주로 의존하는 화학산업의 특성상 원료 가격의 변화는 수익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7년에는 화학제품의 수요 증가가 크지 않고 원료 가격은 고가 상태로 유지됨으로 마진율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폴리올레핀, PVC 같은 범용 제품분야는 수요와 생산 능력의 추이에 따라 가격과 이익률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06년 후반기부터 원료 가격이 하락하고 생산 설비 확충이 갑자기 이뤄 지지 않은 상황으로 회사의 적정 마진율 확보는 가능하다. 2007년 이후에는 수요 증가율이 감소되고 중국, 중동 국가들의 생산 설비 확충이 이뤄져 세계적으로 경쟁이 확대돼 수익률의 감소가 예상되므로 선진국 화학회사들은 고효율 생산 공정 기술 개발 및 기업 M&A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국 등으로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회사들은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정도의 생산 능력 규모 실현을 위한 M&A 전략과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범용 제품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특화 제품 등의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화합물 중간체 및 스페셜티 케미칼 제품 등은 수요 공급 밸런스도 중요하지만 원재료의 가격 동향에 매우 민감하게 영향받는다. 2006년 후반기에 일어난 천연가스 및 원유가의 하락은 이 분야 생산들에게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해주고 있으나 자동차, 가전 등 최종 수요처의 경기 하락으로 향후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다시 원유 가격이 급격히 비싸지고 있어 화합물 중간체 및 스페셜티 케미칼 회사들은 수익 창출을 위해 응용분야의 다양화, 특화제품의 개발, 생산 공정의 혁신 및 친환경화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분야의 국내 화학회사들은 미국, 유럽 등의 선진사에 비해 기술 수준이 현저히 낮은 상태이므로 한-미 FTA, 한-EU FTA 등에 대비해 원천핵심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전자·정보, 자동차, 조선 등의 수요 산업과 연계해 시급한 수입 대체 제품 생산기술 개발은 물론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기존의 추격형 산업 구조에서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추월형 산업 구조로 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07년 화학산업의 중요한 이슈로서 유럽에서 시행하고 있는 REACH 제도가 있다. 기존의 RoHS, WEEE 등의 환경 규제는 제한된 제품·물질에 대해서만 규제를 가하는 반면에 2007년 6월 발효된 REACH는 모든 화학물질과 완제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돼 환경부, 산업자원부 등에서 산업계의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007년 이후 기술 개발 측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가 에너지 및 환경 문제를 고려한 신기술 개발과 화학원료의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다. 예를 들면 원유가 아닌 생물자원을 이용해 화학원료 및 연료를 만드는 산업 바이오 기술은 생물기술과 화학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융합기술로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으며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의 분야에서 에너지 변환 효율을 크게 높여 실용화를 촉진하는 연구개발도 국가 및 기업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산업은 국내 제조업종 제 3위로서 그 자체의 시장이 클 뿐 아니라 전자·정보, 자동차 등의 국가 주력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고 국가 에너지 확보의 기반이 되며 환경오염 물질 배출 및 환경규제의 대상이 되므로 국가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화학산업의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함으로 해외 의존도가 매우 크고 국제 환경 및 가격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2007년에는 원유 가격의 급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화학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나 국제적으로 취약한 환경규제 대비 능력, 한-미 FTA, 한-EU FTA 등에 대비한 스페셜티 케미칼 산업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화학산업분야의 핵심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