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기준 에너지관리공단 부산·울산지사장
2000년대를 전후해 시작된 신(新)고유가 시대는 배럴당 70불 수준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사실상 에너지 최빈국인 우리나라에게 70년대 석유파동을 방불케 하는 유가의 폭등 사태는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몰고 왔다. 석유화학분야와 관련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산업체에 엄청난 타격을 안겨 줬을 뿐만 아니라 기름값 상승으로 서민들의 자가운전 역시 부담스럽게 했다.

또한 2005년 2월부터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우리경제에 불어 닥칠 또 한차례의 한파로써 점차 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지속적인 에너지이용효율 향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산업 활동에 교토의정서 발효가 가져다 줄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에너지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에너지 사용량의 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 에너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더 나아가 이러한 급변하고 있는 에너지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중·장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산업계와 가정은 물론 민간단체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위한 대책 마련과 실천을 향해 범국민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명심해야 할 것은 교토의정서 발효에 발맞추어 모든 에너지 소비 주체들의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실천이 더욱 절실하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협약분야에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개도국의 지위를 유지했으나 이미 1996년도에 OECD에 29번째로 가입했고, 세계 10위의 에너지소비대국인 현실이다.

따라서 2012년도 이후의 온실가스에 대한 2차 감축의무에서 자유롭다고 장담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 대한 온실 가스 감축 부담이 현실화 될 경우를 고려해, 기후변화협약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가해질 파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 실천 노력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정부, 다각도 정책 마련 시행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 중요

에너지의 사용으로 유발되는 온실 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향상시켜 에너지 원단위를 지속적으로 낮추어 나가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주요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에너지가격으로 인해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산업구조를 통해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각각 세계 10위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에너지원단위개선 3개년 계획을 포함한 에너지절약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에너지 저소비형 신산업을 성장시키는 등의 노력으로 에너지 원단위는 개선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원단위를 낮추기 위해 우선 산업부문에서는 에너지이용 합리화계획 개선효과의 절반 이상을 점할 정도로 효과가 큰 자발적 협약체결 사업장을 대폭 확대하고 자금 지원 확대 등 인센티브를 확충해 나가고 있다. 또한 에너지이용합리화법 개정을 통해 연 2,000 TOE이상 모든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을 대상으로 5년 주기의 에너지진단을 2007년 1월1일부터 의무화했고, 30여개의 진단전문기관을 통해 추진 중이며 이와 관련된 기술을 집중 지원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송부문에서는 대중교통이용 확대는 물론 자동차연비 향상 및 고효율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 배기량 군별 기준 평균연비를 설정, 고시하는 평균에너지 소비효율제도를 도입시켜 시장에 적용시키고 있다. 아울러 미래의 신에너지시장을 대비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초기 시장형성을 위해 세제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가정·상업·공공부문에서의 에너지이용 효율 향상을 위해 최저효율기준을 상향시키고 그 대상품목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2007년도에 지속적인 업계 설득작업을 통해 전력소비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유동전동기 대한 최저효율제도 적용으로 에너지절약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대기전력 1W 이하 제품을 최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초기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구매자 측에서의 고효율제품의 선택에 따르는 비용부담을 덜기 위해 고효율 전동기, 고효율 조명기기, 고효율 인버터 등 고효율제품 사용자에게 무상으로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 대상품목도 매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고효율제품 개발의 기반이 되는 에너지절약기술의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2006년도부터 ‘에너지·자원 R&D기획단’을 발족해 지금까지 개별법에 의해 추진돼 왔던 에너지·자원분야 기술개발사업을 통합·운영하는 한편 올해 별도의 R&D 예산을 편성해 대기전력 1W기술, 프리미엄급 고효율전동기 개발 등과 같이 에너지절약효과가 큰 핵심 기술의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정부의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산업체를 비롯한 가정, 상업, 그리고 수송부문 등 에너지소비의 모든 분야가 힘을 모아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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