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올 것인가.

지난 14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넘어섰다.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3월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29.70

달러로 거래가 시작된 후 30.25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91년 걸프전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며 올 들어 유가가 17%나 올랐다. 또 런던석유시장에서는 북해산 브랜트유가 28.59달러, 중동산 두바이유도 배럴당 25.85달러를 기록해 역시 걸프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국제원유가격이 배럴당 30달러를 넘나드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을 비롯한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로 99년 4월 이후 일일 2백만 배럴 이상이 감산되는 가운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기상이변에 따른 국지적 한파와 동절기를 맞아 석유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IMF로 어려움을 겪던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회복을 필두로 세계경기의 전반적인 성장추세가 국제 석유수요 증대로 연결돼 유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몇몇 산유국을 중심으로 국제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산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증산만으로는 재고물량 감소와 수요급증을 보충하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를 따라잡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로선 3월말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개최되는 OPEC총회에서 기존의 감산정책에 대한 재논의나 변경 없이는 지금과 같은 고유가 상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30달러를 넘는 고유가 지속에 대해 일부 산유국들이 우려의 뜻을 표하고는 있지만 OPEC회원국 내부에선 9말까지 감산정책을 연장할 것이라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관례적으로 산유국들은 국제유가의 마지노선을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인식하고 있어 고유가 억제를 위해 비OPEC 국가의 증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여 최대 성수기인 2월을 기점으로 점차 안정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무게를 더하고 있다.



김시영 기자 sykim@enn.co.kr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