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카드뮴 등과 같은 중금속은 자연 생태계의 순환을 통해서 사람의 몸속에 들어온다. 또한 이러한 중금속은 체내에서 자연 배출되지 않으며 계속 축적되어 결국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중금속들은 우리가 사는 환경에 천연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로인해 미량의 중금속이 들어있다고 모든 농수산식품을 버리자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의 위험성을 인지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고시를 통해 허용기준을 명시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인체에 유해하지만 자연에 존재하여 섭취량을 관리하고 있는 중금속처럼 방사선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우리 주변에 있는 공기, 토양, 물, 음식물 속에서도 방사선이 나온다. 때문에 우리 몸속에도 자연히 방사성물질이 들어가고 또 거기에서 방사선이 발생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 이런 정도의 방사선은 우리 인체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 한도를 법으로서 정하여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사선 피폭의 경우는 중금속 섭취와는 또 하나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방사선을 내는 물질들은 반감기라는 고유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감기는 물리학적으로 방사선의 세기가 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며 물질에 따라 다르다. 이에 따라 인체에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는 중금속과 다르게 방사선은 인체 내에서 생물학적인 배출과 함께 반감기에 의해 스스로 힘이 약해져 결국엔 소멸된다.
그러나 이러한 반감기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일반 대중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가 있다. ‘플루토늄과 같은 물질은 반감기가 2만4,000년이 넘어 굉장히 오랫동안 존재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라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보통의 사람들을 호도시키는 주장일 뿐이다. 실제로 어떤 물질들이 가지고 있는 방사능의 양이 똑같은 경우라면 반감기가 길면 길수록 순간 나오는 방사선의 세기는 오히려 더 적다. 예를들어 물이 가득 들어있는 똑같은 크기의 드럼통 2개에 한개는 큰 구멍을 뚫고 다른 한개에는 작은 구멍을 뚫었을 때 새어나오는 물의 양을 지켜보자. 구멍을 크게 뚫은 드럼통에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물이 새어나올 것이요, 구멍을 작게 뚫은 곳에서는 적은 양의 물이 흘러나올 것이다. 이때 큰 구멍은 반감기가 짧고 작은 구멍은 반감기가 긴 것을 의미한다. 물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 방사선의 세기가 크다는 것과 유사하다고 본다면, 같은 방사능을 가진 물질이라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의 세기는 반감기가 짧을수록 높다.
우리 주변의 흙속에는 플루토늄보다 훨씬 더 많은 천연우라늄이 있고 대부분은 스스로 핵반응을 할 수 없는 물질이다. 고도의 기술과 과학을 통해 높은 에너지를 갖게 한 중성자와 함께 있을 때만 핵반응이 가능하다. 이러한 천연우라늄이 플루토늄보다 긴 반감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방사선의 세기와 반감기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자연현상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