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을 기대하기는 아직 힘들 것 같다.

국제 유가 폭등으로 전세계 산업 전반에 걸쳐 비상 경보가 울리면서,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을 비롯,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OPEC회원국의 원유 증산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증산 합의가 미비해 앞으로도 한동안 유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각각 26.29, 29.57, 31.69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주 대비 각각 1.9, 1.86, 1.8달러 상승했다. 특히 W.T.I의 가격은 31$를 넘어서며 9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 유가 불안 심리를 더욱 가중 시켰다.

이처럼 유가 상승이 지속되는 것은 산유국들의 증산 합의가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미국 석유재고 감소와 베네수엘라 석유노조의 파업감행 계획 등에 따른 시장불안 심리도 유가상승에 큰 작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2일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3개국 석유장관들이 원유증산을 합의하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직접 유가 안정을 위한 미 전략비축유 방출의 적극적 의지를 보임에 따라 유가가 다소 진정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원유증산에 대한 구체적 시기나 양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고 미 전략비축유 방출도 오는 27일 OPEC 각료 회의 결과를 지켜본 후 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4월 이전까지는 유가하락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유가 상승에 따라 우리나라도 국제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자부의 올해 원유수입 예상치 2백2억달러기준,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배럴당 21.5달러에 비해 지난 두 달 동안의 두바이유의 평균가격이 1월에 2달러, 2월에 3달러 이상을 상회하며 무역수지 악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성호 기자 shchoi@e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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