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천연가스는 주성분인 메탄 외에 소량의 에탄, 프로판, 부탄, 펜탄, 헥산과 같은 탄화수소와 수소, 산소, 질소, 탄산가스, 유화수소, 물과 같은 가스불순물, 그리고 때로는 고체상태의 불순물을 포함하는 복합 혼합물이다. 가스가 매장된 광구의 지질학적 특성에 따라 조성과 그에 따른 물성도 다르다. 천연가스의 수송과 분배과정에서 고분자탄소의 액화, 수분의 액화, 황 성분, 고체 등의 미량 성분은 배관망 시설의 안전과 계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천연가스를 오래 동안 사용한 유럽, 미국 등에서는 천연가스의 주요인자(웨버지수, 발열량, 밀도)와 배관망 운영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소 성분의 범위를 천연가스의 품질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는 천연가스를 액화해 LNG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수분, 탄산가스, 질소, 산소, 유화수소를 포함한 유황성분의 함량을 대폭 감소시키기 때문에 가스공급시설에 악영향을 미치는 미량성분의 함유량이 적어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급증하는 국내 천연가스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추진되는 천연가스 수입처의 다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스품질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국가 품질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다. 최초 LNG 도입국인 인도네시아 외에 말레이시아, 카타르, 예맨, 호주 등 여러 국가로부터 장기적인 도입계약을 체결해 LNG를 도입하고 있고 혹한기에는 부족한 천연가스 공급물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SPOT 시장에서 품질이 다른 천연가스를 단기 수입하고 있다. 또 러시아로부터의 PNG 도입 가능성도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가스품질관련 규정은 LNG 최초 도입국인 인도네시아의 LNG 성분을 기준으로 표준열량, 허용 최저열량, 최대열량을 한국가스공사 공급규정에서 산자부 장관 승인으로 정하고 있다. 수입하는 LNG의 열량이 낮아지고 있어 최근에 표준열량을 약 1% 낮추기 위해 공청회를 거치는 어려운 작업이 있었다. 수입하는 LNG의 열량이 작아지는 경향이 예상되는데 표준열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열조설비에 많은 비용이 들어 가스요금 상승효과가 있다. 대부분의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연소기기는 특정한 열량(웨버지수)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게 설계돼 있고 조정할 수 있으므로 다수의 가스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서는 품질기준에 적합한 가스를 공급하면 열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앞으로 LNG의 낮아질 수 있는 열량(웨버지수) 및 LNG 수급을 고려하고 러시아 천연가스의 도입 가능성을 고려해 가스품질의 KS기준이 제정되면 향후에 설치되는 연소기기는 이 기준에 맞는 호환성을 갖게 돼 저 발열량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 있어 에너지 수급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직도입자가 한국가스공사 한 회사였으나 POSCO에서 가스배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직도입자 혹은 가스배관을 공유하는 회사의 수가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의 수급전망을 고려해 천연가스의 국가 품질기준, 즉 KS를 제정하고 천연가스의 품질기준에 적합하고 부가적인 세부사항을 포함해 한국가스공사의 배관망 운영 및 공급규정을 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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