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2년 전쯤에 국제 원유가격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미국 내 가솔린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상한가를 치고 있을 무렵 미국 NBC TV방송국은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에너지 위기와 중동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처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오일 쉘을 크게 다룬 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다른 신문에서는 ‘미래를 푸는 열쇠(Unlocking the Future)’라는 제하에 오일 쉘 개발을 대서특필했다. 과연 이렇게 선전된 오일 쉘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오일 쉘이란 일종의 광석인데 그 내부에 많은 양의 Kerogen이라는 석유화학 물질을 담고 있다. Kerogen의 함량 정도를 richness로 평가하는데 richness에 따라 채굴의 경제성을 평가한다. 한 예로 richness가 50이라는 말은 오일 쉘 1톤을 가공하면 50갤론 정도의 정제된 석유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30 이하인 경우는 경제성이나 채굴 가치가 별로 없고 30 이상이 되면 개발에 따른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 전 세계적으로 채굴 가능한 오일 쉘의 매장량은 약 3조배럴 정도로 추산된다. 이것은 중동 산유국 전체 매장량보다 많은 양이다. 특히 오일 쉘은 미국, 중국, 호주, 독일, 요르단, 이집트, 에스토니아, 이스라엘 등 세계 33개 국가에 산재돼 있고 이중 미국이 전체 매장량의 약 70%를 보유하고 있어 중동 석유 에너지에 대항하는 전략적인 에너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채굴 가능한 세계매장량 3조억 배럴
Shell社, ICP기술로 개발실용화 단계

사실 오일 쉘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고 초창기에는 오일 쉘을 채굴해 지상(ex-situ)에서 프로세서를 거쳐 액화된 기름으로 만들어 사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채취와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함으로 채산성이 없어 널리 활용되지는 못했다.

90년도 중반부터 Shell에서 ICP(In-situ Conversion Process)를 개발해 미국 정부와 관련업계로 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In-situ Conversion Process란 오일 쉘이 매장된 지하를 고온 고압 상태로 유지해 지하에서 바로 제트 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 수준의 아주 양질의 중유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96년에 Shell에서 바로 이 ICP 기술을 이용해 양질의 중유를 시험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2007년 11월 포춘지(Fortune Megazine)에 이 ICP 프로세서 개발자와 Shell사의 개발 과정을 소개한 특집이 소개된 바 있다. 저자도 이 ICP 특허의 공저자로서 2006년에 미국, 호주,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요르단 등지에서 ICP 특허를 획득했다.

우리가 이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바로 우리의 옛 고구려의 영토인 길림성 지역에 이 아주 막대한 양의 오일 쉘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석유지질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한 사실을 확인키는 어렵지만 혹시 북한 지역에도 이런 오일 쉘이 매장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그러면 이 ICP 기술이 완성되었는가를 묻는다면 아직 그렇지 않다. 아직도 안고 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첫 번째 문제가 오일 쉘 주변에 지하수 층이 있으면 바로 이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음 빙벽(freeze wall)을 설치해 그 내부를 건조함으로써 지하수의 오염을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다음의 문제는 이산화탄소 및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다. 이는 ICP 프로세서에 의해 기존 이산화 방출량을 훨씬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깊이에서도 오일을 채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장래성이 더욱 엿보인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대량생산을 위한 준비, 자연 환경 및 수자원 오염, 고온 에너지 효율성과 경제성 등이 실질적인 문제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온 상태에서 오일 쉘을 개발하면 지반의 열팽창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에 아직 기술적인 보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