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엽 인하대학교 교수
다음의 국가별 순위는 어떤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캐나다 82점으로 1위, 미국 78점 2위, 러시아 45점 3위, 프랑스 44점 4위, 한국 43점으로 5위, 독일 42점으로 6위, 일본 41점으로 7위, 영국 39점으로 8위, 이탈리아 31점으로 9위. 이는 우열을 나타내는 순위는 아니다. 그렇다면 위의 국가들을 1인당 GDP 순서로 다시 나열하여 보면,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이탈리아, 한국, 러시아 등의 순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국가 순위는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 비하여 1인당 약 60% 정도의 소득 수준에서 동등한 수준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주지의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효율은 선진국에 비하여 상당히 낮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면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더욱 절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도 있겠다. 기후변화협약에 의하여 CO2 배출량을 줄여야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일본보다는 한국이 오히려 많은 에너지 절약으로 인하여 CO2 배출량을 손쉽게 줄일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는 것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성적이 이미 우수한 학생보다 성적 향상율은 쉽게 높일 수 있겠지만 땀과 고통을 수반하는 노력 없이 쉽게 성적을 높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1차 에너지 소비 구성을 보면 에너지 소비효율 선진국과 비교하여 석유 의존도가 높고 천연가스 소비율이 낮음을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전체 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석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완만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천연가스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타 에너지원에 비하여 제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다음으로 또 다른 지표를 고려하여 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약 2억톤의 LPG 가운데 약 39%는 원유의 정제과정 등에서 생산되고 있고, 약 34%는 천연가스전에서, 약 27%는 유전의 수반가스로 생산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몇가지 지표로부터 향후 수송용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써 수송용 LPG 사용량의 합리적인 확대 및 소비 효율을 높이는 것이 유용한 대책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LPG 자동차에 적용하여 보면 중대형차 부분에서 LPG 소비효율을 높이면서 사용량을 합리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수송용 에너지 문제 측면에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재 LPG 자동차 보유 대수 면에서는 우리나라에 비하여 약 7분의 1 수준인 일본에서는 약 75종의 LPG 트럭 및 약 5종의 LPG 버스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이는 모든 분야에서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이용하여 에너지 절약을 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한 단면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1년간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료를 전년도의 사용량과 비교하여 절약하는 비율에 따라 수천엔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바가 있다. 한번에 크고 많게를 지향하는 우리의 문화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고, 젖은 수건을 짜면 많은 물이 나오겠지만 마른 수건에 가까워질수록 많은 노력을 해야만 물기를 빼낼 수 있다는 사실에 비유한다면 너무 단순한 비유일까. 프랙탈이라는 모양이 있다. 아무리 확대를 하거나 아무리 축소를 하여도 동일한 모양을 유지하는 기하학적인 형태를 뜻한다. 사회는 프랙탈과 같다. 사회 전체를 봐도 사회의 한 부분을 봐도 그 사회가 갖고 있는 특성은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한 사회에서 어느 한 부분만 뛰어나게 우수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모든 과목을 골고루 잘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정부 예산 및 대한LPG산업환경협회의 지원으로 4.5톤 트럭에 탑재 가능한 배기량 5.9리터급 중형 LPG엔진이 개발되고 있다. 귀중한 예산으로 개발되고 있는 만큼 연구 결과물이 유용하게 시장에서 보급되어 수송용 에너지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히 기대되는 시점이다. 에너지별 소비 구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중대형 자동차 분야에서 LPG 사용량을 합리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우리사회의 관련 기관이 진지한 검토를 해보길 제안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