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본부장
최근 신정부는 ‘지구를 위협하는 기후 변화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되살리자’는 취지로 국내 원자력 발전 기술을 수출산업으로 집중 육성하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창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지속되는 고유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원자력 에너지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대량으로 방출된다. 대기권에서 지구가 방출하는 복사열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대기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이 지구온난화인 것이다. 1kWh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할 때 원자력발전과 비교하여 석유는 89배, 유연탄은 107배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은 세계 각국이 긴밀히 협력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는 문제다. 1997년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은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여 온실가스 감소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펼칠 것을 제창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참여를 촉구하는 발리 로드맵이 채택되었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의무를 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잘 알다시피 기후변화의 대안으로 풍력, 태양광, 조력 등 이른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가 안고 있는 한계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신재생에너지는 아직까지 국내 기술기반이 낮고 기술 개발 속도가 느려 효율성과 경제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원자력발전을 지목한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0기의 원전을 가동하여 국내 총 발전량의 35.4%를 공급했다.

최근 미국의 저명한 ‘Nucleonics Week’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3년간 평균이용률에서 세계 31개 원전 운영 국가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안전 최우선의 경영과 설비개선 및 지속적인 운영 프로세스 혁신, 그리고 원전 종사자들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다.

이러한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고리 1호기 계속운전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성과를 거뒀다.

철저한 정부의 안전성 평가 및 심의 과정을 거쳐 안전성을 입증하고 지역주민과의 합의를 이행해 나가려는 진심어린 노력이 통한 것이다. 이는 국가 자원의 효율적 운영이자 대화로 사회적 합의의 물꼬를 튼 모범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원전건설, 운영 등 계속운전에 이르는 일련의 원자력기술을 축적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 원자력계에 우리의 위상을 알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여기 이상의 원전이 추가로 건설돼 700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원전 2기를 수출할 경우 그 부가가치만 해도 5조원에 이른다.

국내 원자력 산업체계를 최적의 체계로 재편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다면 원전이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우리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세계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원자력 르네상스’를 남의 잔치가 아닌 우리의 잔치로 만들어야 한다. 도약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극복한 자만의 특권이다. 원자력산업이 수출 효자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세계 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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