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해-1’ 가스전 개발사업과 관련해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 본지는 (주)페트로코리아 이시우 대표이사가 바라본 ‘동해-1’가스전의 문제점 및 대안에 대해 소개한다. (이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편집자주>


‘동해-1’ 가스전 개발이 지난 2월23일 공식 선포됐다. 수년전부터 석유공사측에 6-1광구 가스개발에 과감하게 착수하라는 건의를 거듭해온 필자로서는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대륙붕에서 최초인 ‘동해-1’ 가스전을 기술과 투자 양면 모두에서 시행착오없이 성공적으로 개발해, 좋은 결과를 이루어내, 거기서 획득한 기술과 정보 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우리 대륙붕에서 많은 유·가스전들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만의 하나, 들뜬 마음으로 무리수를 두며 개발하다가 성공적인 결과를 이루지 못한다면, 포항의 석유개발, 인도네시아의 마두라유전 개발 등에 이어 또 다시 국민을 실망시키고 신뢰를 잃어, 오히려 대륙붕 개발을 퇴보시키고 우리 석유개발산업의 발전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발표된 ‘동해-1’ 개발방식을 보면서, 필자는 위와 같은 우려를 금할 수 없어, 본고를 통해 발표된 개발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발표된 ‘동해-1’ 개발방식

발표된 ‘동해-1’ 개발방식은, 첫째 생산정을 해저에 완결하고, 둘째 생산플랫폼(철골구조)을 설치해 가스처리 및 가압설비를 탑재하고, 셋째 약 60킬로미터의 해저가스파이프라인을 설치하며, 넷째 육상가스인수기지를 설치, 생산될 가스를 생산플랫폼에서 처리하고 가압하여 육상기지로 운송하는 방식이며, 이에 소요되는 개발설비투자액은 대략 1억9천만달러로 추산되었다. 이같은 투자는 총 2천억 입방피트로 예측된 가스생산으로 정당화됐다(본지 2000.2.28자 ‘동해-1’관련 기사 참고).


발표된 개발방식의 문제점

그런데, 정통한 석유공학적 분석에 의하면 발표된 개발방식을 적용할 경우 가스생산량은 예측된 량의 1/3이하로까지 떨어질 수 있는 기술적 리스크가 따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만일 ‘동해-1’의 가스생산량이 예측된 량의 1/3이하로 떨어진다면 발표된 개발방식의 투자는 실패로 끝나게 돼, 손실은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 또 다시 국민을 실망시키게 될 것이다.

전세계의 가스생산지역들은 지질 특성에 따라 그 지역 특유의 가스생산행태를 보이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가스생산이 진행됨에 따라,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해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문제들은 가스와 함께 상당량의 물이 생산되거나, 가스를 따라 암석가루가 흘러나와 생산정을 메워, 가스생산량을 떨어뜨리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특정지역에서 이같은 문제를 밝혀내 가스생산량을 정확도 높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은 그 지역에서 수년이상 가스를 생산해 보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지역에서 최초로 가스전을 개발할 때는, 위와 같이 예상치 못한 문제로 가스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에 대비, 고도의 신중을 기해 개발방식을 택하게 된다. 특히, 해상의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개발방식을 택하게 된다. 그 이유는, 육상의 경우 개발을 소규모로 개시해 생산행태를 파악하면서 그에 적합한 개발방식으로 개량하며 개발을 확장해 나갈 수 있고, 또한 문제가 발생되더라도 해상에 비해 보완이 비교적 용이한 데 비해, 해상에서는 생산플랫폼과 가스파이프라인 등 대규모 투자를 일반적으로 초기에 한꺼번에 실행하게 됨으로써 일단 설치하고 나면 문제가 발생되더라도 돌이킬 수 없게 되며, 부분적인 보완도 육상에 비해 훨씬 더 큰 비용이 들고, 심한 경우 보완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표된 ‘동해-1’ 개발방식을 분석해 볼 때, 우리 대륙붕에서 최초인 관계로 가스생산행태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따르고 있는 데다가 그에 더해 보수(Workover) 설비를 갖추지 않은 채 생산정을 해저에 완결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돼 생산정 보수가 필요하게 되었을 때 보수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돼, 가스생산량은 예측된 량의 1/3이하로까지 떨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따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같은 리스크는 전혀 감안되지 않았으며, 그에 더해, 주변 지역에서 추가로 가스전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는 등 미확인된 가스매장량을 가지고 개발투자의 상당부분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같은 개발방식은 해상 가스전 개발의 正道를 크게 벗어난 무리수이다. 국민의 부담이 아니라 자기자금으로 개발해야 한다면, 이같은 발상이 가능했을까.

해상 가스전 개발의 正道는, 최악의 경우에도 경제성이 충족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리스크를 감안한 확인가채매장량에 근거해 개발방식을 택해 전개하는 것이다. 국민의 부담으로 개발될 ‘동해-1’ 가스전에 있어선 더욱 더 철저히 正道를 따라야 한다.

늦기전에 바로 잡고자, 이상의 문제점을 극복하며 ‘동해-1’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더불어 향후 우리 대륙붕에서 많은 유·가스전들을 성공적으로 개발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안은 메타놀 생산 개발방식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가스전 개발방식은, 메타놀 처리 및 저장선을 이용해 생산될 가스를 메타놀(액체)로 변환시켜 저장하고 소형유조선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육지로 운반하는 방식이다. 이 개발방식은, 첫째 생산정을 해저에 완결하고, 둘째 가스전 중심부에 계류부대(Mooring Buoy)를 설치하여 생산정과 연결하며, 계류부대에는 최소한의 생산정 보수(Workover)설비를 탑재하고, 셋째 메타놀처리선(FPSO:Floating Processing Storage Offloading)을 계류부대에 연결하여 계류케 하고, 메타놀처리선에서는 생산된 가스에서 초경질유(컨덴세이트)를 분리하고 가스는 메타놀(Methanol)로 변환시켜 저장하며, 넷째 소형유조선(Shuttle Tanker)을 이용해 메타놀과 초경질유를 정기적으로 육지로 운반하는 방식이다. 메타놀처리선은 소형유조선이나 바지선에 메타놀 생산 및 저장설비와 가스전 운영에 필요한 일체의 시설을 탑재하게 된다.

이같은 개발방식을 택하면 다음의 기대효과들을 얻게 된다.


개발투자비 절감

발표된 개발방식에 포함된 생산플랫폼, 해저가스파이프라인, 육상가스인수기지 등 1억달러 이상의 설비들이 필요없게 돼, 개발투자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메타놀처리선과 소형유조선을 리스로 조달한다면 개발투자비를 1/3선으로 줄일 수도 있다.


개발투자 실패 방지

예상치 못한 문제로 ‘동해-1’의 가스생산량이 1/3 아니 설령 1/5선으로 떨어진다 할지라도 개발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는 일은 없게 된다. 그 이유는, 생산정과 연결장치 등 소수의 설비를 제외한 생산설비 일체는 ‘동해-1’ 가스전의 생산이 완료된 후에는 다른 가스전으로 쉽게 옮겨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자급률 제고에 기여

메타놀은 가솔린과 혼합하거나 디젤엔진에 사용할 수 있으며 우수한 연료이고 용제, 석유화학의 원료 등 다양한 용도를 갖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개발원유확보량은 4만 배럴/일 정도로 원유자급율은 2%도 못되고 있는데,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는 2010년까지 10%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책정돼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0% 목표를 달성할 실행계획조차 마련돼 있지 못한 상태이다. 따라서 석유관련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는 원유자급율 제고다. 대략 일산 5천만 입방피트의 가스를 생산한다면 일산 1만3천배럴 정도의 메타놀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메타놀 생산은 시급한 국가적 과제인 원유자급률 제고에 현저히 기여하게 된다.


대륙붕 가스개발 확대·발전

6-1광구에는 90년대초부터 발견되기 시작해 이미 여러 소규모 가스전들이 발견돼 있다. 우리 대륙붕을 보다 체계적으로 탐사해나가면, 많은 가스전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메타놀 생산 개발기술을 이용하면, 소규모나 깊은 수심 또는 육지로부터 먼 거리에 위치한 가스전들을 경제성있게 개발할 수 있게 돼, 대륙붕 가스개발을 확대·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된다.


국제경쟁력있게 해외 가스전 개발

우리 대륙붕 가스개발을 통해, 메타놀 생산 개발기술을 최첨단 수준으로 개량·발전시켜 나감으로서 이 기술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해 수심, 원양, 오지, 규모 등의 이유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가스전들을 국제경쟁력있게 개발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메타놀 생산 개발기술을 이용해, 우리 대륙붕과 해외에서 많은 가스전들을 개발해 메타놀을 증산해 나가면, 원유자급율 국가목표 달성에도 기여하고 원유수입도 줄여 무역수지를 향상시키고 국가경제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正道를 따라 성공적 결과 이뤄야

필자는 이상과 같은 메타놀 생산 개발방식을 이용해 6-1광구 가스전 개발에 과감히 착수하라고 수년전부터 석유공사측에 건의해온 바 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시행착오로 향하고 있는 ‘동해-1’ 개발방식을 보면서 심히 안타까운 마음으로 본고를 띄운다.

발표된 ‘동해-1’ 개발방식에 내 돈을 투자할 수 있을지 自問해 보자. 내 돈이 아니라 국민의 부담이기에 그러한 발상이 가능한 것 아닌가. 국민의 부담을 가볍게 보는 무책임한 행위들이 누적돼 외환위기를 당했음을 잊지 말자.

‘동해-1’ 가스전 개발은 국가와 국민에게 큰 이득을 만들어 주고 더불어 석유공사와 우리 석유개발산업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결코 사적인 이유로 무리수를 두어 시행착오를 초래해선 안된다. 철저히 正道를 따라 기술과 투자 양면 모두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루어내야만 한다.

대안으로 제시한 개발방식에 대해 진지한 검토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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