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석유유통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석유수입사들의 본격적인 영업활동 개시이다. 이들은 석유의 직수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 거대 정유사들에 도전장을 냈지만 영업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및 수입현황

지난 97년 1월에 개정된 석유산업법에 의해 석유수출업이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고 각종 시설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며 누구나 석유 수입이 가능해 졌다. 이를 계기로 지난 98년 타이거오일, 웅진석유의 등장 후 지난해 까지 총12개 업체가 영업중이거나 준비를 하고 있어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수입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이들 업체들이 수입한 물량은 4개유종에 2백22만1천배럴로 휘발유는 39만배럴, 등유 1백4천배럴, 경유는 72만배럴, 방커C유 10만7천배럴이다.


판매현황

수입사들의 지난해 판매량은 시장 점유율 1%미만으로 극히 저조하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휘발유 총 판매량은 6천3백84만3천배럴로 이중 수입사는 35만5천배럴을 판매, 0.56%의 시장점유율에 불과했다. 또 등유는 7천6백89만4천배럴 중 91만4천배럴(1.19%), 경유는 1억2천6백11만8천배럴중 69만4천배럴(0.55%), 방커C유는 1억1천6백25만2천배럴 중 10만6천배럴(0.09%)로 전체적으로 0.54%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문제점 및 전망

이처럼 수입사들의 저조한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석유 수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정유사들에 비해 리터당 20원 정도 저렴하게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잇점이 있기 때문이다.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25개 판매소에서 올해는 50여개로 확대시키는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국내 석유제품이 과잉 공급된다는데 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제품은 총11억5백80만1천배럴이 공급됐으나 소비는 7억1천9백61만5천배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정유업계에서는 과잉공급은 곧 업체들간의 과다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유사는 각종 기반시설 투자 및 유지 등으로 수입사와 가격경쟁이 불가능 하며 생존을 위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입제품들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정유사들은 고사할 수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입업체 관계자는 “수입된 석유 제품들도 국내 정유업체와 똑같이 모든 생산 과정을 거쳤다"며 “정유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운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석유공사 국내조사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살아 남는다"고 전제한 뒤 “정유사는 적정 수준의 물량을 공급하고 부족한 제품에 한해서 수입사들이 수입하는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유사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석유시장에서 신생 석유수입 업체들의 등장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수입사들과 정유사들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평가받아야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재천 기자 jchjang@e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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