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국제 원유가격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원유수요의 급증과 원유에 대한 국제 투기세력의 개입 등으로 올해 최고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하였다.

하반기 들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몰고 온 금융시장 불안 및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다소 하락하였지만 당분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초고유가 시대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러한 초고유가 상황이 국민경제와 서민가계에 주는 부담을 생각할 때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연초이후 동결한 조치는 일면 이해할만 하지만 이대로 에너지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인가?

천연가스는 유가에 연동되어 유가가 상승하면 이를 요금에 반영하여 소비를 감소시켜 수급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작년부터 올해 6월까지 두바이유는 88%, 벙커 C유는 66%, 경유는 50% 인상되어 원유 소비는 다소 감소되었으나 도시가스 요금은 동결되어 소비가 오히려 전년 동기대비 7.8% 증가세를 나타냈다.

즉 요금동결로 인해 타 에너지원 소비자들의 연료전환으로 가스에 대해 과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천연가스 시장이 대부분 20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체결되어 있고 현물시장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요금동결로 인한 수요증가가 값 비싼 현물구입(최고 5배 이상)으로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점이다.

그리고 원가 이하로 공급되는 도시가스 요금혜택이 현재 과소비하는 수요자에게 많이 돌아가고 절약하는 소비자에게는 적게 돌아간다는 점도 형평성 차원에서 우려할 만한 사항이다.

시장상황을 무시한 에너지 요금동결이 장기화될 경우, 고유가 시대에 왜곡된 가격은 소비주체가 실질적인 가격부담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국내 산업이 온실속 화분처럼 외부환경 변화에 무방비로 방치됨으로써 에너지 고소비형에서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 전환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상실케 할 수도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어차피 고유가시대는 에너지 산유국간 담합과 신흥 개발도상국의 원유소비 증가로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에너지 가격 현실화는 시장에 적절한 시그널을 주어 에너지 과소비형 국내 산업이 온실에서 벗어나서 에너지절약과 효율적인 사용으로 저에너지 산업 및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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