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석유자원의 미래와 이에 따르는 유가의 가파른 변동의 위협, 그리고 기후변화협약과 같은 국제적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 정부는 그린에너지 개발을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이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하나임을 선언했다.

정부는 이미 수소연료전지의 산업화를 위해 2005년 수소경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고 이 플랜의 구체화를 위한 세부이행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 8월부터 2009년 7월까지 3년간 1단계 ‘수송용 및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연료전지 모니터링사업은 국산기술로 개발된 연료전지 시제품을 실증 및 시범 보급하는 개념으로써 연료전지차 및 가정용 연료전지를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고 수소충전소나 도시가스 라인과 같은 사회 인프라를 점검함으로써 연료전지 상용화를 촉진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외국의 경우에는 이미 연료전지용 인프라 구축을 위해 모니터링사업과 같은 맥락인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수송용 연료전지에 있어서 미국은 DOE를 통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약 1,900억원의 예산으로 Hydrogen Fleet Program이라는 실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METI 주도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약 830억원의 예산으로 Japan Hydrogen and Fuel Cell(JHFC) Project라는 실증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가정용 연료전지의 경우 미국에서는 DOE/DOD의 지원 하에 Plug Power사를 중심으로 5kW급 연료전지를 전력사용량이 많은 개인주택에 300여기 공급해 왔다. 일본 또한 NEDO 주도하에 보다 적극적으로 가정용 연료전지의 실증 및 보급에 나서고 있다. 2002년 12기를 시작으로 해 2003년 43기, 2004년 45기, 2005년 487기, 2006년 777기, 2007년 930기, 2008년 1,120기 등 매년 설치대수를 증가시켜 왔다.

우리나라는 외국의 경우보다 다소 늦게 모니터링사업을 시작했지만 연료전지 개발사업과 연계해 짧은 기간 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다. 수송용 연료전지 모니터링사업에서는 1단계 3년 동안 총 30대의 연료전지 승용차와 4대의 연료전지버스를 8개의 수소충전소와 연계해 수도권, 중부권, 남부권, 그리고 제주권에서 운행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의 주관 하에 수소충전소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한 여러 에너지산업체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대표 정몽구)는 지난 7월24일 수소연료전지사업단(단장 홍성안)이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니터링사업본부를 설치했다고 밝혔다.(좌측부터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본부장,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임태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단장, 홍성안 수소연료전지사업단장, 이관세 에너지관리공단 실장, 임태원 현대기아차 연료전지개발실장, 정윤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구조조정본부장)
▲현대기아자동차(대표 정몽구)는 지난 7월24일 수소연료전지사업단(단장 홍성안)이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니터링사업본부를 설치했다고 밝혔다.(좌측부터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본부장,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임태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단장, 홍성안 수소연료전지사업단장, 이관세 에너지관리공단 실장, 임태원 현대기아차 연료전지개발실장, 정윤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구조조정본부장)

이 사업에서는 연료전지 승용차 및 버스를 실제 도로 위에서 주행함으로써 연료전지차의 상용화를 위한 자료축적 및 분석, 그리고 연료전지차의 기술표준을 마련하게 된다. 이러한 모니터링사업은 이와 별도로 진행 중인 연료전지차 개발사업과의 피드백을 통해 연료전지차의 성능개선, 연료전지차의 부품업체 조기육성, 연료전지차의 가격저감에 기여하게 되며 수소충전소 확충, 안전법규 정비 등의 사회 인프라 기반 구축에도 이바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연료전지차의 상용화를 촉진하게 된다.

이러한 모니터링사업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2008년 3월 기준으로 독자 개발한 80~100kW급 연료전지 승용차 11대를 이용해 12만9,000km, 160kW급 연료전지버스 1대를 이용해 1만1,200km 등 총 누적주행거리 14만800km를 달성했으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모니터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08년 7월 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본부를 개소하기도 했다.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사업은 한국가스공사를 주관으로 해 국내 가정에 적합한 1kW급 소형 열병합 연료전지를 2006년 40기, 2007년 70기, 2008년 100기 등 총 210기의 연료전지를 시범적으로 현장 평가하는 사업으로서 2008년 8월을 기준으로 가스공사, 도시가스사, 대학, 총리공관, 광역단체, 지방자치단제, 공공기관 등에 총 84기를 공급했다. 3차년도에는 일반가정을 중심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수소, 차세대 녹색성장의 성장 동력
연료전지 사업으로 상용화촉진 기대

이 사업의 목표는 가정용 연료전지의 신뢰성 및 내구성을 확보하고 초기시장을 형성해 연료전지 보급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며 최종적으로는 국산화율 향상, 가격 저감, 부품산업 육성에 있다.

1차년도 사업에서 설치한 연료전지 40기(GS퓨얼셀, 퓨얼셀파워 각 20기씩 공급)는 2008년 8월을 기준으로 약 15만kW의 총발전량을 기록했으며 40기에 대한 장기성능 측정도 계속 이뤄지고 있는 등 성공적으로 운영 되고 있다.

특히 2008년 4월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총리공관에 설치된 연료전지 2기는 300여일동안 각각 약 4,000kWh의 전기를 성공적으로 생산했다. 연료전지를 활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할 경우 기존의 화력발전과 보일러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33% 정도의 연료절감 및 이산화탄소 배출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단계 연료전지 모니터링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수송용 및 가정용 연료전지 개발에 관련돼 있는 정부, 연구기관, 기업 등의 헌신적인 노력 및 적극적인 협력에 힘입은 바 크며 1단계 종료시점인 2009년 7월까지 모니터링사업의 최종목표가 초과달성 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성과나 예상에도 불구하고 향후 연료전지의 상용화 계획을 염두에 두면 1단계 모니터링사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가 현재 수립 중인 제3차 신재생에너지 개발 계획에서 수송용, 가정용 연료전지 산업화 로드맵에 의하면 향후 5년 동안 전개될 1단계 사업에서는 효율적인 연구개발 사업과 연료전지 승용차 1,000대, 가정용 연료전지 1만기의 소량실증 및 시범 보급을 통해 본격적 보급사업 및 산업창출이 가능하게끔 가격저감을 달성하도록 돼 있다.

현재의 연료전지 승용차 가격 6억원, 가정용 연료전지 8,000만원을 각각 향후 5년 동안 2억원, 2,000만원 정도로 낮출 수만 있다면 정부의 적극적인 연료전지 보급사업이 가능할 것이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 부품 및 제작 업체의 대량생산 체계가 갖춰지면서 또 다른 양산에 의한 가격저감이 가능해 2015~2020년부터는 정부의 지원없이 연료전지산업이 확대되는 산업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향후 5년 동안 정부가 택할 연료전지 산업화 전략이다. 이제 막 달아오르는 산·학·연의 연구개발 의지 및 자신감을 계속 유지, 발전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중소 부품 기업을 포함한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유인책이 필요하다. 다만 연료전지 산업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명분하에 너무 조급한 보급정책은 지나친 재정부담과 외국제품과의 불필요한 경쟁이라는 암초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연구개발 사업을 통한 2단계 모니터링 사업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채택함으로써 정부의 연료전지 산업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을 연료전지 연구개발사업과 별도로 시행해서는 지속적인 성능향상, 내구성 개선, 가격저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연구개발사업과 유기적인 피드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병행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

아무쪼록 2단계 수송용 및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은 명실 공히 수소연료전지기술로 하여금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서 보급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게 하고 그린에너지 개발을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향후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수소경제시대로 진입하는 데에 있어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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