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중대사고의 정확한 현상 규명을 위해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11개국 연구진이 한국에 모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제2차 SERENA(Steam Explosion Resolution for Nuclear Application) 운영위원회’를 오는 14~16일 연구원내 제6연구동에서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원자력 선진 11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증기폭발 실험 결과 분석과 토론, 향후 실험 방향과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SERENA 프로젝트’는 미국 스리마일아일랜드(TMI)사고 미해결 쟁점 중 하나로 남아있는 ‘노심 용용물과 냉각수 반응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OECD/NEA의 국제 공동연구 프로그램이다. 원자력연구원이 지난 2002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제 공동연구를 공식 제안해 지난해 10월 프랑스 원자력청(CEA)과 공동 ’주관 수행기관(operating agent)‘으로 선정됐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원자력 선진국 주도로 이뤄져 온 OECD/NEA 국제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비용을 분담하는 형태로 참가한 경우는 있었지만, 주관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직접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SERENA 프로젝트가 처음이다.

회의에서 11개국 전문가들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CEA가 자체 보유한 실험시설인 TROI(Test for Real cOrium Interaction with Water)와 KROTOS를 이용해 각각 수행한 실험결과를 함께 분석하고 향후 실험 방향과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2007년 10월부터 2011년 9월까지 4년간 260만 유로(약 44억원) 연구비가 투입될 SERENA 프로젝트는 한국 프랑스 미국 일본 독일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슬로베니아 스위스 벨기에 등 11개국 1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가 총 연구비의 4분의 1을 각각 분담하고 나머지 참여국들은 2분의 1을 분담하는데, 그 절반(약 11억원)을 4년에 걸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원 받게 돼 국내 원자력연구 사상처음으로 국제 공동연구 분담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이정표를 남기게 됐다.

현재 SERENA 프로젝트의 국내 수행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종합 실험과 해석을 수행하고, 한동대학교가 증기분율 측정 실험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규제기술 개발을 위해 참여하고 있다. SERENA 국제 공동연구의 1차 회의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바 있다.

SERENA 프로젝트 국내 책임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 열수력안전연구부 홍성완 박사는 “SERENA 프로젝트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체 시설과 기술로 독자 수행한 데이터의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동연구를 통해 증기폭발 쟁점을 해결하면 중대사고 대처 설비 개발에 기여함은 물론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증기 폭발(Steam Explosion)은 원자로내의 핵연료가 사고로 녹아 내리면서 핵연료 용융물이 다량의 물 속으로 떨어질 때 매우 작은 입자로 부숴지면서 급격하게 수증기를 발생시켜 순간적으로 높은 압력파(폭발력)가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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