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가스 OPEC’ 결성 아이디어는 이란으로부터 나왔다. 2007년 1월 28일 아야톨라 알리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고리 이바노프(Igor Ivanov) 러시아 안보위원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러시아에게 OPEC 형태의 가스 카르텔을 결성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당시 러시아 대통령은 이 제안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2008년초 중동을 방문했을 당시 카타르 에미르(통치자)와 가스 분야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결국 ‘가스 OPEC’ 결성은 2007년 4월 카타르 도하(Doha)에서 발표됐는데 이는 미국과 EU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 10월 도하 위원회 회의에서 아나톨리 야노프스키(Anatoly Yanovsky) 당시 산업에너지부 차관은 헌장 초안을 검토했고 11월에는 벌써 수정본이 러시아 각 해당부처에 회부됐다.

올해 1월말에 러시아 등의 가스 수출국 포럼 가입국들은 가스 수출국 포럼을 비공식 클럽에서 가스시장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공식적인 기구로 발전시킬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했다. 그러나 가즈프롬은 가스산업의 특성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본 헌장에는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며 가스수출국 포럼 가입국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다음 위원회 회의(5월)에서 최종 합의키로 했었다.

이후 5월에 이들은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OPEC 형태의 가스 카르텔 결성을 꿈꾸는 이란측의 제안과 달리 러시아 측의 제안은 본 기구를 가스 공급로와 가스가격 책정 문제를 다루는 논의의 장으로 만들자는데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국가두마(하원) 부의장이었던 발레리 야제프(Valery Yazev) 러시아 가스협회 회장은  논의 과정에서 창설 시기 연장이 불가피한 시스템상의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문제는 바로 ‘헌장에 대한 각기 다른 접근법’이었다.

야제프 의원은 OPEC 형태의 기구 창설안에 대해 “통합시킨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생각이지만 러시아는 자국의 주권 문제에 매우 까다로운 편이고 통합된 단체를 결성한다는 것은 자국의 것을 일정부분 양보할 각오를 해야 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 미국의 ‘석유생산 및 수출 카르텔 금지 법안’ 추진

러시아의 가스 카르텔 결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 지난 2007년 미 상원은 OPEC 형태의 석유나 가스 카르텔 결성을 불법으로 간주할 수 있는 법안을 채택했다. 일명 NOPEC(No Oil Producing and Exporting Cartels Act of 2007)이라 불리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존 코니어스(John Conyers) 미 상원 법사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의원단이 마련한 것이다.
이 법안은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바 있다.

법안은 다른 나라나 기구들과 담합하려는 모든 국가들의 행동을 불법으로 간주하는데 즉, 카르텔이나 다른 어떤 협회가 석유나 천연가스 혹은 기타 석유제품들의 생산량과 판매량을 감소시키려하거나 그들 제품의 가격을 책정 혹은 유지하려하고 석유가스제품 거래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의 행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법안에 따르면 미 정부는 반독점법에 근거해 석유․가스 생산이나 판매부문에서 카르텔 기구나 다른 협회를 결성하려는 해외 국가들을 제소할 권리를 갖는다.

이러한 법안이 추진되자 당시 러시아 외무부는 미 의회의 이러한 법적 발의가 국제관계의 핵심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러한 결정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미 상공회의소와 기타 관계자들은 조지부시 대통령에게 다른 국가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행동이 ‘석유 공급 중단이나 휘발유 혹은 가스 가격 상승’과 같은 보복 조치를 불러 올수 있다고 설명하며 본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권고했다. 아직 이 법안은 초안 상태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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