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동부가스프로그램이 확정되고 블라디보스톡으로의 배관건설이 본격 추진, 2012년 가스공급이 확정됨에 따라 우리나라로의 가스도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한국가스공사와 가즈프롬은 경주에서 양사 수석부사장을 대표로하는 실무회담을 개최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개시하고 본격적인 타당성 조사 계획과 일정을 협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2012년 블라디보스톡 APEC 정상회담에 대비, 블라디보스톡 지역의 가스화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러시아 정부 계획에 따르면 올해초 배관건설업체를 선정해 2011년 3/4분기까지 사할린~블라디보스톡간 가스배관을 건설하고 2011년말부터 가스공급을 개시한다는 것. 현재 가스공사도 이 배관건설사업과 블라디보스톡 지역의 도시가스사업 참여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이같은 러시아의 계획은 한국으로의 가스공급이 어느때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느끼게 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톡까지 가스가 공급될 경우 우리나라에 가스 도입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PNG로 도입할 경우 블라디보스톡에서 북한 북동부 육상을 거쳐 인천기지로 공급하는 방안이 가능하지만 북한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삼척기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저 배관을 통한 PNG 도입이나 블라디보스톡에서 LNG 또는 CNG 형태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대상이다.

LNG방식은 LNG 트레이딩이나 가스화학플랜트 사업과 병행해 추진할 수 있으며 CNG 방식은 설비건설기간이 짧아 단기간에 추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우리나라가 기대하는 가스도입은 올해말 또는 내년 중반까지 한ㆍ러 공동타당성 조사를 수행하고 북한의 적극적인 협조로 타당성 조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2010년말까지 상업협상을 완료, 가스구매계약(SPA)를 체결하는 것이다.

이후 2011~2012년에 SPA를 담보로 파이낸싱을 조달하고 설계, 기자재 조달 및 시공에 들어가며 2013~2015년에 배관 및 공급설비 건설을 완료하고 2015년말에 시운전 및 가스공급을 개시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같은 기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극동 및 동시베리아 지역의 경제 및 자원개발 여건, 러시아 국가정책 등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더구나 PNG 도입은 통과국인 북한의 입장과 이해관계, 북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의 진행경과에 따라 사업의 추진여부나 진행속도 등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배관 북한 통과시 가스발전소 건설 및 가스공급, 대도시 도시가스 공급사업 등이 북핵해결과 이에 따른 에너지 지원 등과 연계돼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의 가스도입 추진 경위

우리나라의 러시아 가스도입 사업은 1994년 사하 PNG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개시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92년 한ㆍ러 양국 정상회의에서 사하 가스전 공동개발의정서가 체결됐고 1994년 정상회의에서는 동 사업에 대한 공동예비타당성조사 실시가 합의됐다.

이에 따라 1994년 11월부터 1995년 12월까지 약 14개월간 한국컨소시엄(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13개 한국기업), 러시아컨소시엄(가즈프롬, 러시아기업가연맹 등), 사하컨소시엄(사하네프테가스 등 2개사)이 타당성 조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결과 배관의 북한통과로 인한 사업의 불확실성과 영구 동토지역인 사하지역의 열악한 인프라, 사업경제성 미흡 등의 이유로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1999년 동시베리아 지역의 이르쿠츠크 PNG사업에 한국이 참여를 희망함에 따라 2000년 11월 한ㆍ러ㆍ중 3국이 이르쿠츠크 PNG사업 공동타당성 조사 추진을 위한 협정서에 서명하고 2001년 1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타당성 조사에는 TNK-BP의 자회사로 코빅타 가스전의 광권 보유사인 RP(러시아), 중국 국영석유사인 CNPC, 가스공사를 주관사로하는 9개 한국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공동타당성 조사결과 4,000km이상의 가스배관을 통해 중국과 한국에 연간 각각 20bcm, 10bcm의 가스 공급을 목표로 결과가 도출됐지만 러시아 정부측이 당초 계획과 달리 사업 승인을 보류하고 대신 2003년 가즈프롬을 조정자로 하는 극동 및 동시베리아 가스개발 및 아태시장 수출계획인 통합가스개발계획(UGSS)을 발표, 이르쿠츠크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이후 2004년 9월 한ㆍ러 정상회담에서 정부간 가스협력협정을 체결키로 합의했고 2006년 7월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모든 가스에 대한 독점수출권을 가즈프롬에 부여하는 법을 제정했다.  

2007년 9월에는 UGSS추진계획이 동부가스프로그램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으로 확정됐고 가즈프롬이 이 프로그램의 조정자로 지정됐다.

2006년 10월 한ㆍ러 양국 정부는 가스공급관련 정부간 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이 협정을 통해 양국 정부는 가즈프롬과 한국가스공사를 PNG 공급 정부 위임기관으로 지정했다. 또 가즈프롬과 가스공사간 가스협력의정서도 체결됐다.

지난해 9월말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 PNG의 한국도입을 포함한 다수의 가스협력사업이 주요의제로 다뤄졌으며 한국가스공사와 가즈프롬이 PNG도입과 가스협력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주에서 양사의 수석부사장급 회의가 열려 양해각서에 명기한 협력사업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체결한 양해각서는 주요 3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2015~2017년 연간 10bcm의 가스를 한국으로 공급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공동 수행하며, 극동지역에 LNG 액화 및 트레이딩 사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가스가공 및 가스화학 플랜트 건설사업데 대한 타당성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다.

한국으로의 가스수출은 육상 및 해상 PNG, LNG, CNG 방식 모두를 검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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