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별 석유제품 판매가격이 전격 공개됐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주유소 가격과 현실적으로 동떨어진 결과가 나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정유사의 기름값 공개는 정유사간 경쟁을 촉진시키고 주유소의 바잉파워를 높여 소비자가격 인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다. 

정유사는 매주 목요일 석유제품 판매가격을 정부에 보고하고 정부는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과 석유정보망(www.petronet.co.kr)에 8일 처음 공개하기 시작했다.

△가격 공개기준 문제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정유사별 주간 평균판매가격에 대해 SK에너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유사가 가격 공개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대리점 비중이 높은 반면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3사는 주유소와 일반 판매점 등과의 직거래하는 비율이 높아 유통차액이 가격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에서 발표한 주간 평균가격 조사 결과에도 반영돼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휘발유와 경유, 실내등유 등 대부분의 유종에서 대리점 공급비중이  95%를 넘고 기름값도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은 대리점 비율이 14.1~32.8%에 불과하고 기름값도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주유소에 공급되는 가격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리터당 5~10원 가량 비싸고 S-OIL, 현대오일뱅크는 5~10원 정도 저렴한데 이번 가격 공개 결과는 현실과 반대로 나타난 것이어서 주유업계를 비롯해 소비자마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정유사별 가격 자료를 참고할 때 대리점 판매비중에 따른 유통비용 차액이 빠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름값 인하 효과 ‘미지수’
정부에서 석유제품가격 공개를 통해 정유사간 가격 경쟁을 촉진시키고 주유소의 구매력을 높이고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정책 목표 실현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정유사에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른 수익률은 0.8% 정도에 불과한 것을 놓고 볼 때 정유사가 석유제품의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마진 폭은 많아야 리터당 20~30원 내외에 불과한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유사별 가격 공개에 따른 긍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 가격 공개로 인해 정유사들은 종전보다 가격 결정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측면이 강해 정유사별 가격 결정에 대한 눈치보기(?)로 기름값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제품에 대한 정유사별 가격 공개가 주유소나 소비자들에게 선택권 행사를 확대하기 위한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는데 한계가 큰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정책, 마케팅, 유통정책 등에 따라 석유제품가격이 다르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지역별, 정유사의 브랜드(폴사인), 주유소의 분포 빈도 등에 따라 각각 다양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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