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유통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던 석유류 전자상거래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정유사들의 철저한 외면으로 인지도 부족, 제품에 대한 신뢰도 결여, 결재방식에 대한 부담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석유류 전자상거래는 5∼6개 사이트가 운영중에 있다. 이들 사이트는 민간 사업자들이 개설해 운영중에 있지만 거래 실적은 바닥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석유류 역경매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개설한 ‘페트로 마켓’은 그동안 10여건의 거래에 불과. 때문에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과 함께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B2C(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를 표방하며 사이트를 개설한 ‘서일석유’도 실적이 저조하자 최근 B2B(기업과 기업간 전자상거래)로 방향을 틀었다.

이밖에 최근 ‘비투아이’가 개설한 ‘사이버 페트로’는 올해까지 거래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홍보와 회원확보에 주력할 계획.

이처럼 전자상거래가 침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우선 타 업종과 달리 석유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정유사들의 외면으로 전자상거래를 선도할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자본과 조직력에서 열악한 개인 사업자들에게는 홍보와 관리 부문에서 부족할 수 밖에 없고 인지도와 제품의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 정유사들은 국내 석유공급의 97%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제품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유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상표 표시제를 폐지해 일선 주유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표 표시제로 주유소들을 회원에 가입조차 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 법이 폐지되지 않는 한 제품 공급을 수입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유사든 석유공사든 메이저급 회사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주유소와 개인 사업자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On-Line상에 거래되는 제품들은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거친 제품이 아니라 신뢰도에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결재 방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결제 방식은 대부분 현금 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류의 경우 거래 단위가 커 어음 및 분할 결제가 이뤄지는 Off-Line에 비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전자화폐의 활성화, 은행을 통한 보증 방안 등 정부가 전자상거래가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재천 기자 jchjang@enn.co.kr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