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반, 수입품으로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던 가스보일러 시장이 형성된지도 20년 가까이 됐다.

고가품으로 인식되던 가스보일러는 88서울올림픽을 겨냥해 정책적으로 진행된 도시가스 보급 확대 노력과 청정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증대에 의해 90년대 중반까지 호황을 누리며 시장규모를 키워왔다.

성장 일로에 서있던 가스보일러 시장은 97년 말 예기치 않게 들이닥친 IMF 한파에 주춤하며 어려움을 겪게 된다. IMF는 국내 전 산업을 위축시켰으며 특히 가스보일러 보급과 직접 관련 있는 건설업에 심대한 타격을 줘 가스보일러 시장도 건설업과 함께 침체의 늪에 빠졌다.

생산량 95년 61만대, 96년 70만대, 97년 87만대가 말해주듯이 가스보일러 시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20% 정도의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IMF가 불어닥친 98년에는 85만대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또한 지난해는 당초 예상보다는 조금 늘어난 90만대가 생산돼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각 보일러사들의 실적 경쟁이 극에 달함으로써 연말에 무리하게 밀어내기를 했던 것이 생산량 증가의 주요이유로 풀이돼 건전하게 시장이 커진 것으로는 평가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열경쟁, 해외로 눈돌려


올해의 가스보일러 시장도 가스관로 신규 건설이 전년 수준 이하로 줄어들고 신규 대체 수요도 감소해 판매전망이 어두운 상태다. 또 다세대, 연립, 빌라 등의 소규모 신축 공사물량이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은 낙관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또 가스보일러 단체납품 실적도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파트와 같은 대량수요처의 보일러 납품이 아파트 착공 후 2·3년 정도 후에 결정되는데, 올해와 내년이 IMF 초기 건설 경기 악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건설 경기의 흐름은 개보수 시장을 매우 중요한 타겟으로 만들었다.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는 가스보일러 개보수시장의 경우 올해 공사가 완료될 물량은 지난해보다 약 50% 정도 늘어난 4만대선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물량은 난방방식 전환공사가 마무리되는 10월말까지는 소비자 가정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처럼 전반적인 시장 축소현상에도 불구하고 개보수 시장이 눈에 띌만큼 증가하자 업체들도 해당 영업조직을 보다 강화하는 등 판매전략을 강화했다.

또 개보수시장의 성장은 시공업자들이 가스보일러를 선택하던 기존의 관행을 각 제조사들의 다양한 모델을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점차 바꿔 놓고 있다. 그러나 개보수 시장에서도 과열경쟁에 의한 출혈적 가격경쟁, 상대 업체들을 비방하는 루머를 흘리는 등의 불공정 거래들이 이뤄지며 가스보일러 시장 자체는 혼탁한 양상을 띄었다.

특히 무리한 가격경쟁은 납품가격을 원가에 근접한 수준에서 형성, 판매량이 늘더라도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도 야기시키고 있다.

이러한 국내 시장에서의 과열경쟁은 각 업체들의 눈을 해외로 돌려놓으며, 수출을 통한 돌파구를 모색케 했다.


수출 및 해외진출 현황


가스보일러 수출은 지난 87년에 처음으로 3천달러를 기록하며 시작됐다.

91년까지 이렇다 할 만한 실적을 보이지 못하다 92년에 1백만달러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94년에 2백82만달러, 95년에 2백14만3천달러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하던 가스보일러 수출이 한때 주춤하기 시작했으나 IMF 한파가 몰아닥친 98년 이후 다시 큰 폭으로 성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는 내수경기의 불황과 과열경쟁으로 인한 각 제조사들의 해외진출 노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7백60만8천달러를 기록해 98년의 2백7만9천달러의 3.7배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또 올해 7월까지의 수출도 4백50만6천 달러에 이르러 1백66만9천달러에 머물렀던 전년 동기보다 무려 2.7배 성장,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7월까지의 실적이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세배 가까이 추월한 것을 비춰볼 때, 수출이 집중돼 있는 하반기에 가속도가 붙으면 올 한해 1천만 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리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가스보일러 관련 수출 수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판매액은 그에 비례하는 수준에서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는 수출 단가가 낮아지는 이유도 있겠지만 가스보일러 관련 부품의 수출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완성품 위주로 수출이 진행됐는데, 최근에는 부품의 수출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수출 집계량은 늘어나지만 수출금액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국가별 수출 현황을 보면, 올해 7월까지의 수출금액 4백50만6천달러 중 중국 물량은 3백66만4천달러로 81.3%가 집중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 수량도 11만7천여 개중 9만3천 여개로 80%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7백60만8천달러 중 3백87만달러로 50.9%의 편중을 보인 지난해보다도 중국의 의존도가 더 커진 결과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이렇게 커진 이유는 지난해 2백59만9천달러의 실적을 올리며 수출실적 2위를 기록했던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실적이 올해에는 한 건도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지역과 함께 칠레, 우루과이 등 중남미 지역의 수출은 올해 7월 기준 수출 대상국 실적 3위와 4위를 기록하며 아직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러시아도 지난해 3위에서 올래 7위로 밀려났으나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시장에서도 주요 수출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올해 7월까지의 제조업체별 수출실적은 중국 내수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동보일러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대우전자가 2위를 기록했고, 귀뚜라미보일러와 동양매직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조갑준 기자 kjcho@enn.co.kr


가스오븐렌지 국내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오던 동양매직과 가스기기 전문업체 린나이코리아가 수출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동양매직은 지난해 가스오븐렌지 업계 처음으로 러시아와 남미에 수출을 시작한 이후 올해는 레바논에 1천대 규모의 수출을 진행중이다.

또 동남아와 중동지역에 거래선을 늘리는 등 가스오븐렌지 수출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로 가스오븐렌지를 자가 브랜드인 ‘MAGIC’으로 베트남과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개가를 올렸다.

첫 수출물량은 5백대지만 베트남 가스오븐렌지 시장에 대한 테스트 및 브랜드 선점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따라서 동양매직은 이를 계기로 자가 브랜드를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은 지난 97년에 가스렌지 6천대 수출을 시작으로 교역이 시작돼 올해에도 4천대 정도의 수출이 예상되는 동양매직의 주요 수출국으로 동남아지역 수출확대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린나이코리아는 연간 6만대 정도의 가스렌지를 동남아시아 및 중동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또 린나이와는 별도로 수출 전용 브랜드 RANEX 를 사용해 린나이 법인이 없는 세계 각지로의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린나이 법인이 있는 곳은 일본 린나이의 중재하에 일본린나이와 법인국 린나이, 린나이코리아 3개사의 조율에 따라 수출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베트남에 94년부터는 주 아이템인 가스렌지를 Rinnai 브랜드로 연간 1백만달러 이상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또 중동지역에는 저가형 수출용 가스렌지를 보급하고 있다.


(주)경동보일러(대표 김철병 www. boiler.co.kr)는 일찍부터 보일러의 국내수요 한계를 절감하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1992년 국내 최초로 중국에 보일러를 수출했다.

이후 보일러 수출에 전사적인 노력을 경주해 1996년에는 동종업계 최초로 1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보일러 본 고장인 유럽을 비롯해 남미와 중국, 러시아 등 세계 20여 개국에 연간 1천6백만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국내 수출업체중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경쟁업체들보다 발 빠른 해외투자로 1995년에는 중국에 단독 투자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에 연간 20만대 생산능력의 보일러 조립공장을 지어 현재 3년 연속 중국보일러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 중에서도 현지화에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특히 저가격 정책이 아닌 제품의 차별화 전략으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해 중국 내에서도 유럽의 HIGH-END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경동보일러는 96년도에 업계 처음으로 1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1천1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린 이래 지난해에 1천2백만달러의 실적을 올리고 올해에는 1천6백만달러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대표 김원태 www.kit urami.co.kr)는 97년 6월에 중국 천진공장(16,768,77㎡)을 설립해 현지에 기술을 보급함과 더불어 세계시장 개척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업계가 과열돼 출혈 경쟁하고 있는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귀뚜라미보일러는 방대한 국토에 다양한 에너지원을 보유,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중국에서 천진, 서안, 북경 등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국제 냉난방 전시회에 참가해 이미지 쇄신에 힘을 쏟고 있다.

각 지역에서 개최된 전시회에 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를 비롯한 냉난방 보일러, 에어컨 기술 및 버너 등을 출품해 중국 각 지역으로의 수출통로를 발굴하고 있다.

또 모든 품목에 대해 ISO 인증을 획득해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까다롭기로 유명한 보일러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30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순환펌프, 전자제어장치, 버너 등 보일러 핵심 부품의 수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부아시아, 유럽, 남미지역 등 귀뚜라미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수출해 세계 속의 귀뚜라미보일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대성쎌틱(대표 배남규 www.cel tic.co.kr)은 지난 5월 북경화윤능설비공정공사와 북경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으로의 수출에 전기를 마련했다.

북경대리점은 연간 2∼3천대의 보일러를 수입판매 할 것을 약속하고 올해 처음으로 2백60대를 판매했다.

또 대성쎌틱은 중국 진출을 확대 하고자 중국 하얼빈 국제무역 박람회에 참석하는 등 전시회 참가를 통해 현지인에게 업체와 제품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7일과 8일 양일간 개최된 청도국제세미나에도 참여, 대성쎌틱의 제품과 프랑스 4개 회사의 보일러 및 난방재료와 비교설명회도 가졌다.

한편 6월26일에는 영국의 카라돈사와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성쎌틱은 카라돈사와 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향후 2년 내에 7만대, 2천만달러 규모의 가스보일러를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수입규제가 풀린 이후 프랑스 샤포토에모리사와 합작해 국내 최초로 가스보일러를 보급해온 대성쎌틱은 자체기술로 카라돈사와 수출계약을 맺음으로써 향후 유럽 진출의 자신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 www.hot-wa ve.co.kr)는 올해 상반기에 총 5천 여대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가스보일러 수출 2위 업체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대우전자는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 5개의 대리점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동·서북·하남·길림성·상해 지역으로 가스보일러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또 GOST(러시아 인증)획득과 함께 러시아 현지 업체를 통한 수출도 진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인증에 대한 준비작업과 가스보일러 샘플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터키나 가스보일러 인증 절차와 가격에 대한 협의가 진행중인 루마니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오는 25일에는 상파울로에서 열리는 EQUIPOTEL2000 전시회에 참여, 브라질에도 진출할 계획이며 현지법인에서 인증 테스트가 진행중인 칠레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대우전자는 올해안에 CE마크를 획득함과 아울러 주요 수출 타켓인 중국 대리상들의 영업활동을 적극 지원, 수출물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로써 수출목표를 올해 1만대에서 2001년에는2만대, 2002년대는 3만5천대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동양매직(대표 윤홍구 www.magic mall.co.kr)은 올해 중국의 보일러 제조업체인 KINGLLI사와 가스보일러 3천5백대, 1백2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스보일러의 중국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2천여대의 판매실적을 올린 동양매직은 올해에는 1만대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동양매직이 중국에 수출을 확대하는 이유는 중국이 LNG, LPG를 비롯해 석탄가스, 혼합형태의 인공가스 등을 많이 사용해 가스보일러 사용의 인프라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 전체 수출량의 50%를 수출용 브랜드인 TOMA 상표를 부착해 수출한다는 복안이다.

또 TOMA 브랜드의 중국 정착을 위해 현지 지사(청도시)를 중심으로 8개성 12개 도시에 대리점을 설립, 활발한 영업 및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동양매직은 지속적으로 중국수출과 내수를 겨냥한 가스보일러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가스보일러 사업을 적극 확대해, 2003년에는 중국에 10만대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중국 수출에 이어 유럽, 남미, 중동 등으로도 수출지역을 확대해 나가는 등 2003년까지 총 13만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린나이코리아(대표 강성모 www.rin nai.co.kr)는 세계적인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현재 약 3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린나이는 인도네시아, 타일랜드, 호주, 미국, 중국, 베트남 등 14개의 해외법인을 통해 제품의 홍보, 판매, A/S에 힘쓰는 한편, 현지에서도 제품을 직접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린나이는 가스보일러를 자체 브랜드인 RANEX로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상해 가스공사와 일본린나이 합작투자로 설립된 ‘상해 린나이주식회사’를 통해 보일러를 수출할 계획이다.

또한 상해 린나이를 통해 오븐렌지와 빌트인 가스렌지를 수출할 계획이며 향후 SKD(부품조립 시스템) 수출을 검토, 시장 점유 확대 및 서비스망 구축도 꾀하고 있다.

지난 95년에 린나이 가스히터가 미국에서 AGA(미국가스협회인증마크)인증을 획득, 가스팬히터가 호주에서 AUGA(호주가스협회인증마크)인증을 얻은 것에 힘입어 호주와 미국으로의 가스히터 수출도 힘쓰고 있다.

린나이는 올해 수출 1천만 달러 달성 체계를 구축하고 세계화 인재를 육성하며 각 지역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수출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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