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동차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의 오염은 연간 자동차 공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무려 3조4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버스 및 대형트럭 등 대형 디젤엔진 차량에 의한 공해는 매연으로 불리는 입자상물질과 질소산화물, 탄화수소 등을 대량으로 내뿜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대기보전 차원에서 대형차량의 초저공해 차량(ULEV)으로의 대체는 매우 경제적이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초저공해 차량중 천연가스자동차는 매연을 100%, 탄화수소와 질소화합물을 각각 70%, 63% 저감하는 초저공해라는 점 외에도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석유와 달리 자원이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세계적인 에너지 파동을 일으킬 확률이 적다. 또한 휘발유나 LPG에 비하여 더 안전한 것으로 통계가 나와 있고 디젤자동차 보다 훨씬 우수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우리나라는 현대, 대우가 자체적으로 천연가스 엔진을 개발하여 이미 시범운행에 들어간 상태이며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로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자동차로 가장 빨리 자동차 공해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지닌 셈이다. 그러나 각종 제약조건들로 인하여 천연가스자동차의 보급은 그다지 빨리 이루어질 전망을 지니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첫째는 인프라문제를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천연가스(도시가스) 배관망이 일부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갖추어져 있으므로 충전소만 보급된다면 이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충전설비를 설치하기에는 또 다른 제약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형편인데 LPG보다 훨씬 안전한 특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LPG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인한 탓인지 LPG충전소와 동일한 엄격한 충전소 규정이 그것이다. 미국의 경우 일반 주유소 내에 천연가스 충전시설이 함께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두번째는 자동차의 가격이다. 천연가스자동차는 디젤자동차에 비해 약 50여가지의 추가적인 부품이 필요하며 최첨단의 전자제어 시스템을 채택하므로 부품가격자체가 비싼 편이다. 그러나 이는 연료비의 차이(디젤가격의 60~70%수준)와 공해에 의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차주들의 현실적인 눈앞의 이해관계에 의하여 자동차 가격의 차이가 천연가스자동차 보급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규제도 자동차 가격을 상승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자동차에 장착되는 가스실린더에 대한 규제와 차량 총중량 제한으로 인하여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값싸고 안전한 실린더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있는 상태이다.

이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천연가스자동차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수송용 연료로서 천연가스에 대한 가격 및 지원정책을 조속히 수립하고 확고하게 수행해야 하며 충전소 및 천연가스자동차 부품(실린더, 밸브 등)에 대한 각종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하는 동시에 자동차 공해에 대한 단속과 규제를 더욱 강화하여 채찍과 당근을 함께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도시가스회사는 정부의 지원책과 운수회사의 동향만 주시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신규 수요개발 차원에서 충전소 설치 및 운수회사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운수회사는 당장의 눈앞의 작은 계산에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인 손익을 계산하고 천연가스자동차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매우 우수한 자동차 개발 및 생산능력과 전국적인 천연가스 배관망을 갖고 있어 천연가스자동차를 보급하기 위한 여건은 아주 잘 갖추어져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위의 몇가지 문제만 해결 된다면 2002년 월드컵을 깨끗한 대기 아래서 치를 수 있을 뿐아니라 수년 내에 그동안 잃어버린 맑은 가을 하늘을 되찾아 관광한국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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