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는 지열냉난방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립 및 저탄소 녹색성장의 주역이 되고 있다. 지열분야의 산업인력 양성을 통한 국내 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설립된 지열인력양성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임효재 호서대 교수을 만나 국내 지열시장 평가와 지열산업의 현황, 센터의 올해 주요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지열시장을 평가한다면

지난해 지열시장은 지열시스템 보급ㆍ확대의 전환기였다. 우선 가장 큰 이슈로 지난해 5월에 시행된 전기누진제의 폐지를 들 수 있다. 이는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에 따라 그린홈 100만호 사업 등 지열에너지의 주택보급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지열 냉난방 설비에 대해 일반용 요금을 적용한 것이다.

또한 난방 연료의 90% 이상을 유류로 사용하는 시설원예산업을 고효율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통해 에너지절감형 재배기술로 전환하는 시설원예 지열시스템 보급으로 범국가적 에너지절약에 기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부터 2014년까지 매년 2,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설원예에 대한 보조금이 확대됐는데

시설원예의 냉난방시스템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보일러가 주를 이루고 있어 국제유가 인상 등에 따라 많은 시설원예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시설원예 농가에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보급해 농가 경영비 부담을 경감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해 친환경 녹색성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열시스템의 우수성이 여러 사업을 통해 검증됨으로서 에너지를 과다 사용하는 시설원예 지열시스템 지원사업이 정부주도하에 시행돼 왔다. 올해도 많은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는 시설원예 지원사업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하고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위탁 시행할 예정이다. 시설원예 지열시스템 설계는 전문 설계업체가 설계해 지열이용기술검토서를 작성하고 신재생에너지센터를 통해 검토 받는 절차를 따르고 있다. 그리고 시스템 설치는 각 지열전문기업에서 이뤄지며 현장 감리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사업감리전담반을 별도로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렇게 시설원예시설에 대한 보조금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지원사업의 경우 시설원예 및 지열시스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설치비가 과다 책정되는 등의 문제로 사업 진행 중간에 설치를 포기한 농가가 상당수 발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열 냉난방 특성을 이해시키고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시공될 때에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이 부족하고 시설을 설치하는 농가(수용가)에 지열 냉난방시스템의 특성을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교육의 장이 크게 부족했던 것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해 지열인력양성센터에서는 지난해 2월 수용가, 공무원 및 전문기업을 대상으로 2회에 걸쳐 시설원예 지열시스템 교육을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지열시스템을 파악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기술을 습득시키기에는 매우 짧은 시간이었다. 향후 시설원예 지열시스템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서는 설계와 시공 그리고 감리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전문기업간의 과다경쟁으로 시장이 혼탁해지고 저가 수주하는 사례가 증가하기도 했다.
 
△가정용 지열보급이 부진한데

지금까지의 주택보급사업은 태양광, 태양열에 편중돼 왔으며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한 주택은 전무했다. 이는 6단계의 누진구간으로 최대 11.7배까지 요금이 누진되는 특성에 기인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에 지열에너지 사용시 전기누진제 적용이 면제됨에 따라 지열 냉난방시스템 보급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또한 그린 홈 100만호 보급사업과 관련해 2008년 약 420kW 용량의 지열시스템이 광주광역시에 보급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누진제 적용 폐지에 따른 혜택을 받는 주택보급사업에서 현실적으로 설치비용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고 가정용 지열 냉난방시스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지열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그린홈 100만호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설치에 따른 에너지비용 절감 효과에 대한 홍보와 설치 및 운영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수립돼야 한다. 향후 가정용 지열시스템시장이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술지원도 필요하다.

△지열발전의 필요성도 대두됐는데

최근 국내의 전력수요는 여름, 겨울 구별 없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나 기존 발전소의 전력용량은 한정적이다. 또한 국내 발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의 경우 원료수급이나 운영을 위해 바다와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수요가 많은 곳은 바닷가와 거리가 먼 내륙지역이어서 전력과 열을 수송하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로 인해 최근에는 고밀도 에너지 수요 지구에 소형발전소를 건립해 그 지역에 필요한 전력 및 열을 충당하고 있다. 이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산형 발전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분산형 발전시스템에 적합한 것이 지열 발전이다. 지열발전의 성패는 좋은 입지를 발굴하는 일에 좌우된다. 국내의 경우 온천지역이 많아 그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열발전은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운영비가 다른 열원에 비해 저렴하고 1년 365일 언제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 다른 에너지원보다 경제성이 높다. 그리고 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낮아 신재생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효용성이 높다. 따라서 지리적 환경을 활용한 신규 연구와 지열에너지 이용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지열발전 시스템을 연구,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열시장 확대를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은

올해 지열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더 활발한 보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 홈 100만호, 공공의무화, 지방보급, 일반보급 및 시설원예 지원사업 등을 통해 냉난방에너지시장에 더욱 많은 공급량을 나타낼 것이다.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지열시장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전문기업의 등장으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 기준은 더욱 높아 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각각의 정책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지원협의회를 통해 기술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에 진행되는 인력양성방법에서 벗어나 좀 더 체계적이고 확실한 교육 및 검증기준이 수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센터의 주요 사업계획은

향후 지열인력양성센터의 사업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지열자격증제도 시행운영 및 활성화다. 지열시스템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은 물론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분야와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장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문성 있는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이수토록 해 지열 분야에 전문 자격을 갖춘 인력을 배출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지열자격증은 향후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지열분야 전문자격증으로 공인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격증제도를 활성화해 지열전문기업 근무자의 자격증 소지를 유도함으로써 기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기술력을 향상시켜 지열산업분야의 기술 고도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번째는 센터에서 현재 설치하고 있는 가정용 지열시스템 성능연구를 통해 기술기준을 수립, 기술표준원의 KOLAS 인정을 받아 가정용 지열 열펌프 성능검사기관으로 등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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