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권오수 한국보일러사랑재단 이사장은 그의 60평생 인생에서 1/3을 보일러와 같이 지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그에게 있어 보일러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늘 배워가야 하는 그 ‘무엇’이었다.

인생의 전환점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다가오는 법이다. 학업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히 보일러 카탈로그 사진을 그림으로 그리게 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곧 기회로 다가왔다. 물론 그 기회가 거저 주어진 것은 아니다. 척박한 보일러 산업과 교육환경에서 오로지 ‘독학’으로 보일러에 파고들어 현재 국내 최고의 보일러 전문가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렇듯 그의 인생 이력에서 보일러는 곧 기회이자 도전이고 노력의 산물이다.

보일러를 처음 접했던 20대 청춘의 순간이 기회였다면 ‘남들도 이해하기 쉬운 기술서적을 만들어 보자’라는 각오는 도전이었다.

당시 국내에는 일본에서 출간된 보일러 관련 서적이 전부였다. 홀로 일본 서적을 뒤적이며 공부하다보니 그 답답함에 ‘학생입장에서 써 보자’라는 도전이 그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그의 기술서적 집필 역사에서 1호로 기록된 ‘원동기 시공 기능사’는 그렇게 탄생됐다. 이를 발판삼아 뒤이어 집필에 들어간 두 번째 기술서적인 ‘열관리 기능사’는 세상에 그의 이름을 알리는 초석이 됐다. 그의 책을 본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우리식으로 표현된 용어와 해설에 열광하자 출판사에서 출판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현재까지 권 이사장이 집필한 기술서적은 보일러분야, 가스분야, 공조·냉동분야 등 에너지분야 기술서적만 100여권을 헤아린다. 그만큼 에너지분야에 미친 그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쉬운 강의서적’을 직접 써 보겠다는 각오가 도전이었다면 기술서적 100여권 집필이란 대성을 이루고 올해로 보일러 강사 37년째를 맞이했다는 점은 노력의 산물일 터다. 그의 노력의 산물은 숫자로만 따져도 어마어마하다. 발매된 권수만 150만권을 넘고 이를 보고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 어림잡아 30만명에 이를 것이란 게 그의 추측이다. 또한 직접 강의를 통해 배출해 낸 제자만 15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그의 열성과 공헌에 지난 2008년 지인과 제자들이 모여 ‘권오수 보일러운전대상 시상식’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권오수 보일러운전대상’은 보일러 업계 관계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것으로 전국 보일러인들의 추천을 받은 16명을 뽑아 시상하는 제도이다.

권 이사장은 ‘기술서적 100여권 집필’이나 ‘보일러 강의 37년’이란 자신에 대한 화려한 수식보다 기능공, 기술인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학력보다 능력이 중요시되는 사회를 이룩하자.’ 권오수 보일러운전대상 팜플렛에 적혀있는 글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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