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자력기술 개발계획 수립
친환경기술 지속개발 핵심 과제


원전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 성장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긴 오는 2012년까지 고유 원천기술을 갖춘 1,500MW급 원전의 개발을 완료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원전의 수출 활성화는 물론 원전 10기 기준으로 약 1조7,0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에 앞으로의 토종 노형 개발과 기술 자립, 원천기술 활용, 원전수출을 위한 과제 등에 대해 조망해본다.

지난해 원전 설비 및 기술 수출은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2007년(3억 6,000만 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원전 1기 건설에는 통상 25억~30억 달러 가량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른바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오는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300기의 원전이 추가 발주될 예정이다. 이때까지 어림잡아 최소 7,500억~1,000억 달러의 거대 원전시장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원전기술의 선진화 및 해외진출 목표달성을 위해 ‘원자력발전기술 개발사업(Nu-Tech 2015)’계획을 수립, 원전 거대시장을 확보하는 전략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확정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해외 원전시장의 조기 진출을 위해 이러한 계획을 당초보다 3년 앞당겨 2012년까지 마무리 짓도록 하는 ‘Nu-Tech 2012’로 바꿨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 올해 초 서울 삼성동 본사 회의실에서 원전기술 자립 및 원전수출 진흥을 위한 ‘원자력발전기술 개발사업(Nu-Tech 2012) 비상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기술자립 방안을 확정했다.

우선 한수원은 전력연구원과 원자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과 공동 추진 중인 원전설계 핵심코드 개발 완료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한수원은 안전해석 코드는 2012년 10월까지 개발을 완료, 원천 국산 소유권을 확보키로 했다.

개발기간 단축을 위해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한편 추가로 기술개발 인력을 보강할 방침이다.

또한 두산중공업과 원자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은 당초 목표보다 6개월 앞당긴 2012년 6월까지 원자로 냉각재펌프(RCP)의 기술개발을 완료키로 했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과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의 상태를 감시하고 위기 상황에서 원자로를 제어하는 핵심 장치인 원전계측 제어시스템(MMIS) 개발을 오는 7월까지 모두 마무리 짓기로 했다.

지난 2001년부터 국책과제로 선정, 개발을 추진해온 이 기술은 이미 지난해 초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았으며 2월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반적인 검증을 받은 뒤 7월까지는 상용화 통합 검증시험을 완료하게 된다.

특히 한수원은 APR1400보다 용량이 100MW 많고 안전성과 경제성이 더 뛰어난 고유 원천기술을 적용한 토종 원자로인 APR+ 개발도 앞당기기 위해 2012년 말까지 표준설계 개발을 완료키로 했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오는 2012년까지 원전의 고유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세계 4위권의 원전 기술수준을 달성하게 될 전망”이라며 “이때쯤에는 원전 수출을 통해 국가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토종 노형 개발…기술 자립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오는 2012년까지 3세대 원전인 ‘APR1400’을 주력 노형으로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 해외시장에 적극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Nu-Tech 2012’ 계획이 마무리되는 2013년 이후에는 1500MW급 국산 대형 원자로인 ‘APR+’을 활용해 미국 시장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원전 수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APR+는 APR1400보다 경제성과 안전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고유 원천기술을 적용한 토종 노형이다. 용량도 APR1400보다 100MW 많다. 우리나라는 독자 노형인 APR+를 오는 2022년께 첫 상업 운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추가로 짓기로 한 10여기의 신규 원전에도 APR+가 적용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고유 원자로가 될 APR+를 개발하게 되면 전 분야의 설계기술 자립이 가능해진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APR+ 원전 2기를 건설할 경우에는 약 5~6조원의 수출입 대체효과가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APR+ 노형 개발을 위해 현재 미확보 핵심기술인 원전설계핵심코드, 핵심 원전계측제어시스템, 원자로냉각재펌프 등의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원천기술 활용

원전기술의 척도라 불려지는 원전 설계핵심코드는 2012년까지 원천 국산 소유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설계 핵심코드는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 설계 시 전적으로 외국 프로그램에 의존함에 따라 원전 해외수출시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수출의 장애요인이 제거돼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해진다. 현재 자체 설계핵심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아레바 단 2곳에 불과하다.

원자로냉각재펌프(RCP)는 원자로냉각재인 물을 강제 순환시켜 원자로에 장전된 핵연료에서 발생된 열을 증기발생기(Steam Generator)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부품으로, 지금까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두산중공업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각각 2012년까지 RCP 설계, 제작 및 핵심요소 기술을 개발하는 세부 1과제와 RCP 시험설비 구축 및 시험을 실시하는 세부 2과제를 진행하게 된다. RCP 기술개발에는 총 65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 밖에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은 이미 개발이 완료돼 지난해 말부터 검증작업에 착수, 오는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신울진 1,2호기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MMIS는 원전상태감시 및 제어, 보호 등을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호기당 1,0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된다.

APR+ 노형의 경우 건설단가가 kW당 1,800달러 정도로 예상돼 웨스팅하우스의 최신 원자로인 AP1000(3,200달러)과 프랑스 아레바의 개량형 가압경수로인 EPR(1,990~2,000달러)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특히 APR 1400대비 경제성도 10% 이상 높아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원전수출 위한 과제

향후 우리나라가 원전의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표준설계인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표준설계인가를 받게 될 경우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서 구매자만 결정되면 별도의 허가 없이 건설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Nu-Tech 2012에 따르면 APR+ 표준 상세기술을 확보한 뒤 2012년까지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선진국 수준의 원전운영기술도 겸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주) 등 관련업체와 기관들은 △신정비 기술 △자동화 시스템 △디지털 원전운영 시스템 △주기기용 압력용기 자재의 부식·침식 특성 분석 △리스크, 성능정보 활용 시스템 △장기운전 수화학 신기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원전운영 효율이 향상될 수 있음은 물론 신뢰도 향상 및 설비수명 연장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발전소내 사용후연료 관리 기술, 원전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 원자력시설 방사선 안전관리 선진화 기술 등 친환경기술의 지속적인 개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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