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승현 한국석유관리원 유사석유특별대책본부장
비노출검사차량 등 첨단장비로 ‘단속 강화’
건전한 석유유통시장 조성 및 발전 앞장

지난 2월 민족 대명절인 설날을 맞아 수많은 귀성 차량에 몸을 실은 귀성객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을 찾아 자신의 애마를 몰고 민족 대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차량연료의 품질 지킴이로서의 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석유관리원은 국민의 안전한 차량운행에 일조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별로 설날 석유제품 특별 품질검사에 나섰다.

이 기간 동안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식별제·착색제를 제거한 보일러등유를 혼합해 이들 지역에서 대규모로 유통시킨 초유의 사건이 일어나 약 50여개의 주유소가 석유관리원의 단속에 적발됐다.

IT기술의 발달로 차량 연료공급 계통에서의 전자제어가 가능하게 되고 정밀하게 연료분사가 이뤄져 차량연료의 적정한 품질유지가 운전자의 안전운행에 매우 중요한 요인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차량 통행이 많은 명절기간동안 일부 지역이지만 대규모로 유사석유제품이 유통돼 큰 사고 없이 지나갔다는 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이렇듯 유사석유 제조·유통업자들은 자신들의 부당이득에 눈이 멀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법행위를 무차별적으로 저지르고 있다. 70년대 말 급속한 경제성장과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석유소비가 급증하고 주유소의 급격한 증가와 과당경쟁으로 유사석유의 유통이 범람하게 된 이래 가짜 휘발유와 가짜경유의 제조유통 행위는 여러 차례에 걸친 정부의 석유수급제도 개선과 석유관리원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더욱 교묘하고 지능적인 방법으로 진화해오고 있다.

▲ 지능화된 유사석유 판매사례
유사석유제품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첫째 휘발유와 솔벤트, 경유와 등유분 등 석유제품별로 부과되는 세금차이가 커 유사석유 제조 및 판매업자에게 막대한 부당이득이 발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이들 유종간 또는 석유화학제품의 단순혼합 등 제조방법이 단순 용이하며 셋째 주유소간 거리 제한 완화, 판매가격 자유화 조치로 1만2,000여개의 주유소가 난립해 경쟁하는 등 주유소 경영여건이 악화됐었다.

넷째 세계적인 석유수요 증가에 따라 고유가 상황이 지속돼 일부 소비자들이 저품질의 제품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 유사석유제품은 석유관리원의 단속검사를 교묘하게 회피하기 위해서 리모콘·계산기 등 원격수신 장치를 이용한 비밀 스위치 조작, 발바닥 스위치 설치와 이중탱크를 설치해 유류 저장탱크 검사에 대비한 위장방법을 고안해내고 야간, 출·퇴근시간, 휴일 등 단속의 사각 시간대에 집중 판매하는 등 판매수단 및 수법을 첨단화, 지능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성백토를 이용해 식별제 등을 제거한 등유 혼합 방식의 신종 유사경유를 제조·유통시키는 등 제조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유사석유제품의 유통물량은 최대 12억7,000리터로 추산되며 이에 따른 국가세수 탈루액의 규모는 약 8,741억원(에경연 2006년 10월 발표자료)으로 추정되며 이들 유사석유제품의 사용으로 인해 자동차 엔진부품의 부식으로 인한 엔진고장 유발 및 사고위험증가, 연비감소, 환경오염 등을 고려할 때 소비자가 입게 될 피해는 막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와 석유관리원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유사석유제품의 제조·판매 행태가 더욱 지능화되고 첨단화됨에 따라 급기야 석유관리원은 지난 4월 광주·전남 지역의 유사경유 특별대책본부를 전국을 관장하는 유사석유 특별대책본부로 구성해 본사에서 현판식을 갖고 출범시킨 바 있다.

그리고 관리원에서는 한정된 인원으로 유사석유제품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 경영 및 업무의 효휼성 제고를 통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부문에 중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으로 인력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에는 인력 확대 및 예산 충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향후 유사석유 특별대책본부는 기존에 개발된 비노출 검사시험차량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지능화된 수법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용제 수급상황보고 시스템 및 석유유통관리분석시스템 등 데이터에 근거한 단속활동을 펼칠 것이며 전파탐지기, 내시경 카메라, 비파괴 검사장비 등 과학적인 검사방법을 총동원해 유사석유 제조·유통 사범이 근절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

또한 경찰 등 수사기관, 지방자치단체, 국세청, 소방방제청, 환경부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를 유기적으로 구축하고 연구센터에서 특수분석팀을 확대운영함으로써 유사석유 단속 최일선에서 그 임무를 철저히 수행하여 신뢰 할 수 있고 정정당당한 석유유통시장 조성과 소비자 보호에 그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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