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수륜 한국LP가스공업협회 회장
우리협회는 LPG산업관련 선진제도 및 시스템의 조사·분석과 국제협력의 일환으로 매년 수차례에 걸쳐 일본 LPG업계와 교류를 해오고 있다.

올해 일본측에서는 지난 3월5일 우리협회를 방문해 한일 LPG업계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오는 6월에는 나라현 LP가스협회와 LP가스보안방제회 관계자들이 LPG산업을 배우기 위해 방한이 예정돼 있다.

한편 우리협회에서는 지난 4월에 일본 오카야마에서 개최되는 제42회 한일경제인회의 참석차 방일을 계기로 일본의 LPG관련 산업시찰 및 관계자간 교류 기회가  주어져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돌아보고 왔다.

일본 도착 후 먼저 일본의 남서쪽 츄코쿠지역의 돗토리현에 위치한 LPG관련 회사인 돗토리가스산업(주)를 방문했다.

돗토리가스산업은 1941년에 설립해 석탄 판매사업을 시작으로 일반석유제품과 LPG, LNG, 고압가스판매에 이르기까지 돗토리현 지역내 에너지산업을 주도해 온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대표적 에너지 회사다.

돗토리가스산업(주)는 1955년도에 LPG(프로판) 공급을 시작으로 1966년에는 자동차충전소를 오픈하였는데 이곳이 이번 방일에서 첫 번째 방문한 시설이다.

일본의 LPG자동차 보급대수는 한국의 1/8수준에 불과한 약29만대로 대부분이 택시다. 그렇다보니 일본은 LPG자동차 240만대를 보유한 우리나라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LPG충전 인프라(시설 현대화) 측면에서도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특이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동일 캐노피 아래 LPG충전기와 CNG충전기가 함께 놓여있는 것이다. 얼핏 보아 간격이 5~6m가 채 안되어 보였다.

충전소시설에 대해 설명해주던 관계자는 “일본은 eco-station이라고 해서 여러 연료를 한 곳에서 충전할 수 있는 시설들이 전국적으로 꽤 있다”라며 “LPG와 CNG 충전을 위한 이곳도 그중 하나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LPG충전소의 향후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전기자동차나 수소자동차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그것들과의 겸업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현재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한국의 자동차산업과 관련해서 우리 LPG자동차 충전사업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던 차에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 일본의 한 LPG충전소에 CNG충전기(좌)와 LPG충전기(우)가 함께 설치돼 있는 모습.
   
일본LPG업계는 정부의 저공해자동차 개발·보급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망 정비를 위한 ‘에코·스테이션계획’과 지원시책에 적극 부응해 LPG충전소에 전기·CNG·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및 연료전지 등 신연료 공급시설의 병설 등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해 오고 있었다. 이러한 일본업계의 전향적 자세를 볼 때 우리도 변화를 예측하고 스스로 준비해 나가야 할 과제가 분명 있다.

자동차 충전소 인근에 위치한 (주)에너지센터-돗토리는 2004년도에 지역 3개 회사가 각각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LPG의 공동충전과 공동배송을 실현시킴으로써 충전과 배송의 효율적 시스템운용을 통해 LPG배송센터의 전형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다.

공동충전소의 관계자는 “이곳에서 충전한 LPG용기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 유통단계를 축소해 교차배송을 억제시키는 한편 관리시스템을 최적화함으로써 비용을 크게 절감해 소비자가격 인하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와 함께 한국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도 궁금해 했다.

우리나라도 2005년에 배송센터시범사업을 통해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려 시도했으나 아쉽게도 전국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다만 이날 일본의 배송센터시스템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보니 날로 침체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프로판업계가 가야할 방향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돗토리지역 LPG관련 시설에 대한 견학을 마치고 남쪽으로 발길을 돌려 한일경제인회의가 개최되는 오카야마로 향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 1965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제42회째를 맞이한다. 매년 한·일간에 교차 개최되는 대표적인 회의로 양국 경제단체 및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무역·투자·기술협력 등에 관한 현안들을 논의하는 경제교류의 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회의에서 나는 클린에너지와 고효율화가 선택이 아닌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이에 대한 인식을 통해 미래를 먼저 준비하는 기업인들의 모습을 보았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미쓰비시종합연구소 이사장이자 동경대학 총장고문 고미야마 히로시씨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향한 일본의 과제와 대처’라는 주제로 에너지 절감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비전 2050’를 통해 2050년에는 에너지효율이 3배로 높아지고 재생가능에너지는 2배 증가, 그리고 물질순환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분야에서는 지속적인 연구·기술개발 등을 통해 자동차 연료소비량을 1/10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에코하우스 도입으로 난방에너지를 크게 줄여, 가정과 수송부문에서 80%의 에너지를 절감 할 수 있고 각 분야별 구체적 실천방안 제안을 통해 일본전체로 약 30%의 에너지를 절감해 2050년 자급률 목표로 에너지 70%, 자원 70%, 식량 100%를 제시했다.

특히 구형 에어컨을 신제품으로 교체할 때 에너지절감효과를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며 비효율 제품을 과감히 교체할 것과 의식변화를 위한 개개인의 적극적인 실천을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즉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었다.

또한 한일경제인회의에서는 준비하는 기업만이 그 존재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다는 인식아래 미래의 지식정보를 찾아나서는 양국 기업인의 열의를 느꼈으며 그들이 변화의 주역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한국의 LPG산업이 성장가도를 지나 정체 내지 침체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많은 신호들이 들려오고 있다. 이제 새로이 존립과 성장을 위한 사업자의 인식전환과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LPG업계간 교류·협력을 더욱 확대해 미래 지속성장 가능한 길을 찾는 기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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