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안전공사는 인명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가스온수기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방형 가스온수기 제조금지라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관련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처럼 가스안전공사가 제조금지 조치까지 취하게 된 배경은 최근 5년간 가스온수기로 인한 15건의 CO중독사고 중 40명(사망 14명, 부상 2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스안전공사는 가스온수기에 대한 안전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가스온수기 안전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개방형 온수기는 이·미용실, 식당 등 중소형 업무용으로 대부분 사용되고 있고 가정용은 전체시장의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고는 가정용에서 대부분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새 제품보다는 중고제품으로 유통되거나 부적합시설에 가스를 공급함으로써 발생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와 관련업계 입장차는
가스안전공사는 가스온수기에 대한 성능만 개선해서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중국, 미국, 일본의 사례를 들어 극단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개방형 온수기 제조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업계의 관계자는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개방형 온수기는 약 20% 이내로 업무용 사고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개방형 가스온수기 판매를 금지했을 때 추가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입장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스안전공사의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에는 오히려 업무용에서 사고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충분히 사고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대책 방안은
그동안 발생했던 가스온수기 사고는 시공자격이 없는 사용자가 인터넷 등을 통해 중고품을 구입·시공함에 따라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스안전공사는 불법 중고품 유통제한을 위한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다. 또 자기시설을 직접 시공하는 것을 포함한 무자격 시공자 처벌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중고 가스용품을 판매할 때 제품에 대한 품질보증 및 설치 안내 의무화를 위한 법률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사고가 일어난 곳이 LPG용, 가정용 사고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부적합 시설에 LPG를 공급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적합 시설에 LPG를 공급해 사고가 일어날 경우 LPG 공급자에게 보다 강력한 법적조치를 강구한다면 사고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금지만이 능사인가?
가스연소기 안전포럼에서 개방형 가스온수기의 대안으로 밀폐식 가스온수기가 제시되고 있다.

밀폐식 가스온수기의 상용화는 소비자의 안전성과 제품선택권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다른면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개방형 온수기와 동일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밀폐식 온수기에 필요한 배기통 설치와 시공비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장소에 설치된 것까지 밀폐식 온수기 설치를 강제화한다면 정작 소비자는 시공비를 감당하면서 가스온수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이럴 경우 가스온수기 시장이 타 경쟁열원인 전기온수기 시장으로 전환될 수도 있어 가스산업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지금까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던 업무용 개방형 가스온수기까지 제조금지 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가스안전공사의 다른 관계자는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스레인지 수준의 CO가 발생하는 개방형 온수기에 대해 제조금지를 한다는 데 의문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입장을 말했다.

과거 가스보일러도 사고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었다. 그렇다고 가스보일러에 대한 생산금지 조치보다는 안전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보일러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부적합시설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 부적합시설 개선 등의 강력한 조치로 인해 현재는 가스보일러에 대한 사고가 크게 줄었다.

이러한 예를 보더라도 개방형 가스온수기도 법적인 대책방안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과 함께 관련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용자의 안전이 우선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방형 가스온수기도 법적인 대책방안을 강력히 추진한다면 사용자의 안전과 가스산업의 발전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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