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봉성 한국광물자원공사 기술연구소장
국민들은 광물가격 인상에 대해 석유만큼 민감하지 않다. 그러나 실상 광물자원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전기를 생산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그밖에도 우리 산업 전반에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우리나라 전력생산의 75%는 화력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원료인 석탄과 우라늄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해외자원 확보에 실패한다면 전기요금 인상은 물론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을 초래해 국민생활과 국가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다. 광물자원확보에 전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필요한 이유다. /편집자주

■ 광물가격과 전기요금

석유 가격이 배럴당 얼마가 올랐다고 발표될 때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석유값 등락에 대해 무척 예민해 한다. 당장 몰고 다니는 자동차의 연료 가격 상승과 직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같은 에너지원인 석탄이나 우라늄 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석탄이나 우라늄은 전기를 만드는 데 쓰인다. 석탄으로 화력발전을 돌리고 우라늄으로 원자력 발전을 돌린다. 우리는 전기가 없는 일상생활을 상상할 수 없다. 때문에 앞으로 석탄이나 우라늄 가격 상승은 석유 이상으로 국가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아마도 국민들 역시 석탄이나 우라늄 등 에너지 광물가격이 오를 때마다 전기요금이 올라간다면 석유가격 상승보다 더 예민한 반응을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에너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석탄이나 우라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아주 낮다.

▲ 원자력 발전소 전경.
우리나라는 국내 전기의 75%를 화력과 원자력 발전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원료인 석탄과 우라늄은 100%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석탄 및 우라늄 가격은 2003년을 기점으로 국제가격이 3배에서 5배까지 상승했다. 2008년에는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이후 세계경제 위기로 잠시 하락했으나 현재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전기요금을 석탄, 우라늄 가격 상승만큼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

국내산업에 필요한 대부분 원료광물은 광물형태가 아니다. 우리 일상에 쓰이는 소재 또는 제품형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몇 차례 가공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광물의 중요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 광물자원 산업용도

앞서 전기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들의 소재원료는 광물이 아닌 것이 거의 없다.

자동차에는 시트와 플라스틱 내장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들이 광물을 원료로한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요즘은 플라스틱 내장재를 만들 때도 ‘새차 증후군’ 예방을 위해 항균·항취 기능성 충진재 초미분 광물을 사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죽은 소재인 플라스틱에 광물이 들어감으로써 생명력을 가진 플라스틱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핸드폰 또한 케이스를 제외한 모든 부품의 소재가 광물로부터 만들어진다. 핸드폰 케이스인 플라스틱에도 광물소재를 충진하여 전자파 차단기능을 부여하는 등 새로운 소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는 각종 비금속 광물들이 사용되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고 있는 철강, 자동차, 전자제품, IT산업 등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산업원료 대부분이 광물자원에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들 산업에 필요한 원료광물 확보는 매우 중차대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안정적인 광물자원 확보 없이는 산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없고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금속광물의 경우 99%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금의 경제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원료광물 확보와 공급이 절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곧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첩경이기도 하다. 

■ 광물자원개발 박차

우리나라는 세계 자원수요의 5~10%를 점유하는 주요 구매자이며 교역시장에서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수입국이다. 산업원료 및 제품가격 상승을 불러오는 광물가격 상승은 우리나라 산업의 국제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국내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6대 광종(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을 전략광종으로 지정해 국내·외 자원개발을 통한 안정적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석탄광 채탄 현장의 모습.
오는 2016년까지 15~50%의 자주개발률 목표달성을 위해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중심으로 자원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광물자원은 지역적인 편재성이 강하고 자원가격이 수요, 공급 외에도 기술적, 경제적, 지역적, 정치적 영향 등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투자나 개발이 쉽지 않다.

이는 일반 시장재와 다른 이론과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다. 한번 캐내어 생산되면 재생이 되지 않는 희소성과 고갈성 등의 특징도 있어 더욱 그러하다.

광물자원을 찾아서 개발하고 생산하기까지는 최소 5~10년 이상이 소요되며 초기투자 비용과다 및 장기간의 투자회임기간 등을 고려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자원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전문적인 검토와 접근이 필요하다.

■ 광물자원의 중요성

이제 광물자원 확보는 곧 안정적인 산업발전과 미래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소위 자원전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자원영토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미 중국은 무차별적으로 세계 주요광산 및 자원개발기업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중심으로 자원전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자원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필요자원의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와 자원사업 관련 기업은 물론 산·학·연·관이 기술, 정보, 투자, 개발에 필요한 상호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온 국민이 광물자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줄 때 우리나라도 안정적인 자원확보를 통해 미래 경제대국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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