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 동안 전세계 평균 기온이 0.74℃ 상승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가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빈발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물난리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 손실이 발생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극심한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폭설이나 더위가 찾아와 인류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오늘날의 인류문명은 대부분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혹자는 현대문명을 석유문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석유문명 시대의 종말에 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석유 매장량은 1조2,000억배럴이며 연간 소비량이 약 300억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약 40년 후에는 석유가 고갈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석유 종말론이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면 그만큼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석유자원의 무기화 조짐은 이미 세계 도처에서 발생되고 있고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현실이다.

중동지역 등 석유 매장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주된 이유도 석유 때문이다. 인류의 자원 확보 전쟁은 이제는 국가간의 영토분쟁을 넘어서 남극으로, 우주로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의 98%를 수입해 쓰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자원 고갈은 경제위기를 넘어서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혼란과 생존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먹을거리 생산하는 농업도 화석연료 없이는 유지할 수 없다. 농사짓는 데 필요한 각종 기계의 동력은 물론이고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도 석유에서 뽑아낸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석유를 능가하는 새로운 대체에너지를 개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곧 절약이다. 미국 타임지는 최근 기사에서 불을 ‘제1의 에너지’, 석유를 ‘제2의 에너지’, 원자력을 ‘제3의 에너지’, 수소·태양에너지를 ‘제4의 에너지’로, 에너지절약을 ‘제5의 에너지’로 꼽았다. 그만큼 에너지 절약은 중요하다. 프랑스 환경단체인 ‘네가와트’가 지난 30년간 프랑스인의 에너지 소비패턴을 조사한 결과 절약만으로 1차 에너지 소비량의 64%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 겨울에도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먹고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눈부시게 발전한 농업기술과 에너지 기술이 융복합된 산물이다.

이처럼 계절을 극복하고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름이나 전기를 이용해서 난방을 해야 하는데 비닐하우스, 축사 등 농업용 시설은 작물과 가축을 길러야 하는 구조 특성 때문에 일반 건축물과는 달리 에너지 소비가 많다. 농촌진흥청에서 비닐하우스에 사용되는 에너지 소비실태 사례를 조사한 결과 공급되는 총에너지의 20~30%가 피복재, 틈새, 출입문 등을 통해 손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손실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은 곧 농가의 경영비를 줄이는 것이며 이를 통해 보다 싼 값에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에너지절약을 ‘제5의 에너지’라고 한 것처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에너지절약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것은 산업체나 농가, 가정의 실질소득을 높이는 것이며 국가적으로는 에너지 수입에 필요한 오일달러를 줄이고 탄소배출을 줄여 녹색성장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범세계적인 화두로 부각됐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해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꼭 실천해야 할 국가적 세계적 어젠다다.

따지고 보면 녹색성장이 그렇게 거창하고 어려운 일은 아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면 된다. 물 아껴 쓰기, 쓰레기 분리수거, 이면지 재활용, 대중교통 이용, 자동차 요일제 지키기 등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생활 속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각자가 실천하는 작은 노력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큰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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