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창식 에너지관리공단 대구경북 지사장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모처럼 가을의 상쾌함을 마실 요량으로 가로수 길을 걷다보면 퀴퀴한 자동차의 매연 냄새가 지친 심신을 더 불쾌하게 만든다.

하루가 멀다하고 오존 주의보가 내려지고 목이 부어올라 병원을 많이 찾는다는 보도를 접하다 보면 그 원인의 주범이 자동차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자동차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정부는 다양한 자동차 억제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별 효과가 없는 듯 하다.

그렇다면 결국 자동차의 효율을 개선하고 운행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승용차의 효율개선은 주로 차량의 경량화와 구조의 합리화, 동력발생 및 전달 장치의 효율향상, 그리고 주행저항 감소등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는 제작사들의 몫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운전자들은 경제운전의 실천과 적절한 차량유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겠다.

적절한 차량의 유지관리는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 유지, 시기에 맞는 엔진오일 교환, 점화장치등 연료와 관련된 장치의 올바른 점검정비로 운전자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연료절약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경제운전 방법의 실천은 공회전 줄이기, 차계부의 작성, 급출발·급제동·급가속 운행의 자제, 경제속도 주행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도로상의 제한속도를 설정해 놓고 있는데 이는 도로 교통법에 의해 설정된 속도이지만 경제속도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다.

「경제속도란 연료가 가장 적게 소모되는 속도라고 정의하는데 실제 시험에서 약 60 ∼ 80㎞/h를 말한다.

우리나라 국토의 경우 대체로 이 속도 범주에 속하므로 경제속도=안전속도란 등식이 성립돼 에너지 효율제도는 물론, 안전운행의 기본이 된다.

자동차의 연비는 변속기 회전비, 구동바퀴의 회전속도, 혼합비 등과 관련이 있는데 저속으로 주행할수록 엔진의 회전속도가 떨어지고 구동 회전력은 증가하기 때문에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한다

반면 엔진 회전력이 최대치인 60 ∼ 80㎞/h 의 속도대에서 연비가 가장 양호하며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주행저항 등으로 인해 연비가 하락하게 된다.

과속에 의한 위험성, 운전자의 피로도 등을 감안하면 경제속도를 지킴으로써 얻어지는 잇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나의 생명도 지키고 재산도 지킬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숫자 「60∼80」를 운전자의 골든룰로 만들었으면 한다.

미국의 경우 지난 74년 오일쇼크 이후 고속도로 제한 속도를 한동안 88㎞/h로 낮추어 10년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2천 ∼ 4천명씩 감소하고 유류도 한달평균 16만7천배럴, 즉 20억 달러씩 절약됐다 한다

경제속도를 준수 함으로써 얻어지는 또다른 효과는 배기가스 배출량을 감소시켜 환경이 개선된다는 점이다.

환경개선은 누구나 바라는 사항이면서도 나 하나쯤은 하는 이기심 때문에 잘 지켜지지 않고 있고 그러는 동안에 우리가 마시는 공기가 점점 오염되어가는 현실을 그냥 쳐다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경제적이고 안전한 속도로의 운행, 조금은 짜증스럽겠지만 “우리 모두 다함께 조금씩”을 실천하다 보면 시원한 가로수 길을 가족과 함께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한다.

에너지절약은 남을 위해서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절약을 통해 나와 우리, 국가, 더 나아가 세계 인류가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실천방법 역시 까다로운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의 작은 배려가 모아지는 것이라 하겠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의 속도를 조금씩 낮춰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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