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전남 순천에서 가정용 LP가스가 누설해 일가족중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이르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가스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겨울철을 앞두고 은근히 걱정이다.

더구나 10여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있었던 대흥정공 가스사고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때이고, 비록 가스와는 무관한 화학물질에 의한 폭발사고라고는 하지만 엄청난 재산과 인명피해를 입힌 반월공단 단일화학에서의 대형폭발사고까지 있었고 보니 이 겨울철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너, 나 할것없이 각별한 채비를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가스사고 통계만 대충 훑어보아도 몇년동안 가스사고의 상당한 정도가 늦가을부터 한겨울에 이르는 짧은 기간동안에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어 이 겨울나기가 생각만큼 그렇게 호락호락하거나 수월치 않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매년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LP가스의 경우 6, 7월에 이어 12월 10월에도 사고가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도시가스는 또 5월에 이어 11월, 12월, 1월순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로 미루어보더라도 가스안전을 위한 월동채비가 어영부영,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거나 잠시 전시효과나 노리자는 식이어서는 안될 것이며 이제라도 고삐를 바짝 당겨 조일 것은 조이고, 살피고 챙길 것은 깐깐히 살피고 챙겨 만에 하나 버스 지나간 다음에 후회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다.

가물어 물이 없을때 강바닥에 있는 돌을 미리 치워 큰 물 피해를 막자는 뜻으로 ‘가뭄에 돌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이든지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일하기도 쉽고 편하며 효과도 크다는 의미로 춘추 좌씨전(春秋 左氏傳)에도 ‘준비가 되어 있으면 환난이 없다’는 비슷한 말이 있다.

어쨌든,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각자가 스스로, 주변에 혹시 낡은 시설이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가, 호스를 포함하여 배관이나 밸브등에 결함이 생겨 가스가 소리없이 새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내가 가스를 취급하고 사용하는 데에 있어 혹시 안전을 저해하는 나쁜 습관은 없는가를 꼼꼼히 점검하고 반성해 볼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얘기지만 사고란 결코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그 원인이 있고 예비적 징조 또한 있게 마련이라 대부분의 경우 점검을 통해 이상상태를 발견하고 마땅한 조치를 취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이며 그래서 철저하고 정기적인 점검을 권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사용시설에 대한 점검과 검사와 관련해 주마가편(走馬加鞭)격으로 바라는 바가 있다.

검사나 점검때 나타난 부적합한 사항 처리에 있어 안전공사와 행정관서가 좀 더 적극적일 수는 없겠느냐하는 점이다.

시설의 결함을 찾아 사용자에게 일러주고 이를 시정토록 권고하며 행정관서에 통보해 주는 것만으로 할 바를 다 했다고 한다던지 이를 통보받은 행정관서는 또 이런저런 이유로 후속조치를 미루거나 소극적인 관행으로 세월아 네월아 한다면 방치된 위험요소는 누가, 언제 적극적으로 제거해 우리를 사고의 위험으로 부터 자유롭게 해줄 것이냔 말이다.

세익스피어도 맥베드에서 만심(慢心)은 바로 인간의 최대의 적이라고 했다.

법에도 없고 규정에도 없고, 또 뭐가 없고 뭐가 모자란다는 말만 가지고는 혹시 책임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고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부적합시설 챙기는 일이 현실적으로 그렇게 어렵다면 사용자를 비롯하여 공급자, 시공자를 지도하고 일깨우는 일에나마 더 힘을써 시설개선을 통한 사고개연성을 없애고 안전불감증을 추방하는 데에 박차를 가해주었으면 고맙겠다.

행여, 가스사고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비의 결함이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가스사고도 감소추세에 있다고, 추호라도 자만하는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면 ‘스스로의 공을 자랑하는 사람은 그 공이 없어진다’고 자만을 경계한 노자(老子)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것은 참으로 경계해야 할 일이다.

각설하고, 가뭄에 돌 치듯 이 겨울을 탈없이 통과하기 위한 일에 발 벗고 나서는 수고가 더 있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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